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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스타톡] 문소리 "'정년이'에서 판소리 도전, 1년간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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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모든 작품을 들어갈 때마다 대본과 캐릭터에 대한 질문을 끝도 없이 찾아내요. 그렇게 찾은 답을 연결시켜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있죠."

1999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배우 문소리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시즌2와 tvN 드라마 '정년이'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옥2'에서는 냉혈한 정무수석 연기로, '정년이'에서는 천재 소리꾼 역할을 선보이며 각기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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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문소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4.11.12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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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에서 천재 소리꾼 채공선을 연기했는데, 남편을 잃고 혼자 정자(오경화)와 정년이(김태리)를 키우는 억척스러운 인물이었어요. 목표에서 고생을 하다 보니 나이가 좀 들었는데, 주변에서 작품 끝나고 만나니까 얼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문소리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정년이'에서 타고난 소리꾼 정년이의 엄마이자, 천재 소리꾼을 맡았다. 소리꾼 시절에는 '채공선'이라는 이름이었지만, 목소리를 잃은 후에는 '서용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자매를 키우며 살아간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김태리와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이후 6년 만에 다시 모녀로 재회했다.

"개인적으로 태리랑 친분이 있어요. 제가 제주도에 지냈을 때 놀러온 적이 있는데 그때 태리는 '정년이'를 준비하고 있어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거든요. 태리는 제가 어렸을 때 소리를 배웠다는 걸 알고 있어서 레슨 받거나 연습할 때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간 적도 있었고요(웃음).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태리가 엄마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죠.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끼기도 했어요."

극중 채공선은 소리 하나로 전국을 사로잡은 천재 소리꾼이다. 그리고 그가 부른 '심청가'의 한 대목인 '추월만정'은 작품 속에서도, 밖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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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문소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4.11.12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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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녹음까지 1년이 걸린 것 같아요. '추월만정'이 소리하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대목이에요. 판소리에서도 가장 느린 진양 장단인데, 12장단이 한 마디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정도로 느리기 때문에 자기의 공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죠. 정말 실력이 있어야만 '추월만정'이 가진 맛을 낼 수가 있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1년도 부족했어요(웃음)."

채공선은 '정년이'에서 전설과도 같은 인물로, 소리꾼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는 인물이다. '천재'라는 수식어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목소리를 잃게 되고, 자신과 같이 천재 소리꾼의 기질을 타고 난 딸 정년이가 자신과 같은 길을 가지 못하게 부단한 애를 쓴다. 작품이 '판소리', '여성 국극'에 대한 내용이라 낯설 수도 있었지만 문소리에게는 익숙한 소리였다.

"고등학교 때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집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까 관두게 되고, 열흘 넘게 운 적이 있어요. 그리고 대학교에 올라가서 전통악기 연주하는 동아리에 갔는데 가야금, 해금 소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렇게 가야금을 배우게 되면서 민요를 접하게 됐죠. 한 번은 종로를 거닐다가 판소리 하는 곳에 들어가 본 적이 있어요. 산공부까지 따라 갔거든요(웃음). 당시 선생님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는데 '정년이' 하면서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특별출연이었지만 더 하고 싶을 정도로요. 저한테는 소리를 할 수 있는 작품이라 너무 고마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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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문소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4.11.12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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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는 천재 소리꾼이었지만, 불과 한 달 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로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 작품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 대통령의 정무수석 '이수경'을 연기하며 정 반대의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캐릭터를 구축해 가는 과정은 작품마다 달라요. 해답은 작품 전체에 있는데 그걸 찾기 위해 여러 질문을 하고 고민을 하다보면 잡히는 순간이 생겨요. '정년이'에서는 소리를 하다가 소리꾼으로서의 삶이 죽었을 때를 상상하며 했는데, '지옥'의 경우 정치인이기 때문에 리얼하게 접근을 해야 할지, 판타지 세계로 접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그런 부분이 모호했는데 이 작품에서 내가 해야 할 미션이 무엇인지, 전체 판을 보고 말을 놓아 가면서 캐릭터 모양을 만들어 나갔던 것 같아요. 이수경을 연기하면서는 행동의 활약이 아니라 말의 활약이 모두를 지배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내 말이 너희 세계를 지배하게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임했죠. 그러다 결국 고지를 받는데 죄의 경중으로 보면 제일 먼저 고지를 받아야 하는 인물이었죠. 하하."

올해 '지옥2', '정년이', 그리고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등으로 시청자들과, 관객과 만난 문소리는 내년 넷플릭스 시리즈 '폭삭 속았수다'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언제 바빠질지 모르니 지금은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가 고집이 세 보이지만 생각보다 겁도 많고 정이 많아요(웃음). 그래서 끈질기게 부탁하면 거절을 못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시간이 좀 생겼으니 가정에 집중을 좀 하려고 해요. 나중에 언제 또 바빠질지 모르니까요. 일상에 집중하면 또 일이 들어올 것 같아요. 또 내년에 '폭삭 속았수다' 공개도 있으니, 일단은 쉬어야죠. 하하."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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