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우주군 창설했던 트럼프
'우주방위군' 창설 준비 진행될 듯
머스크 입각 전망에 정책수혜 기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우주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구상 중인 우주방위군 창설과 함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테슬라 등이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우주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2019년 12월 우주군 사령부를 공식 출범시킨 바 있다. 당시 트럼프는 "우주군 사령부 창설이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 중 하나"라며 "미국 우주군의 주요 전투 예비군으로서 우주방위군을 창설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재선 시 우주방위군 창설을 위한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우주 군사력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방위군 창설 구상은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다. 당시 위성과 지상이 연계된 네트워크 전쟁 개념이 처음 도입되면서다. 미국 국방부에 인터넷이 도입되고, 첩보위성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연결해 대기권 밖에서 적의 첩보위성을 격추하거나 핵무기를 폭파시켜 지상에 전자기펄스(EMP)를 일으키는 개념이 등장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펠컨 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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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위성 격추용 미사일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하면서 미국의 위성 통신망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실제로 러시아는 위성 격추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이 피해를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는 우주군 창설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업계에서는 우주방위군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시스템처럼 다층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 러시아, 중국, 북한의 ICBM 등으로부터 미국 영토를 수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국 보수층에서는 신냉전 시대가 시작됐다며 3차 세계대전에 대비해 국토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광활한 영토를 고려할 때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처럼 좁은 영토가 아닌 대륙 규모의 국가에서 촘촘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국은 이미 이지스함 등을 통해 해상 방어 전략을 구축하고 있어 추가 비용 투자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이미 미 항공우주국(NASA)의 주요 우주 프로젝트에서 로켓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첩보위성 분야까지 진출하는 등 미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통신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효용성이 입증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기도 했다.
테슬라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테슬라는 최근 자율주행 모드의 안전성 문제로 미 정부의 조사를 받아왔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가 기대된다. 특히 머스크가 정부 규제위원회 수장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테슬라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유세현장에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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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트럼프 캠프 합류 이후 미 연방항공국(FAA)의 스페이스X에 대한 안전 규제를 정치적 견제로 해석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FAA는 스페이스X의 펠컨 로켓이 착륙 시 발생하는 낙하물이 민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발사를 제한했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바이든 행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평가했다.
머스크는 앞으로 정부 내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의 우주 개발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머스크가 추진하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SF영화에서처럼 우주에서 직접 전투를 벌이는 형태의 우주군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1982년 기준으로 우주 왕복선 한 대 제작비용이 62억달러(약 8조원), 현대 가치로 환산하면 300억달러(약 41조원)에 달하는 등 천문학적 비용이 걸림돌이다. 또한 1966년 체결된 UN 우주조약에 따라 우주공간에서의 무기 설치가 제한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우주 관련 부대의 실제 근무 형태는 대부분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정찰위성과 미사일을 감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주선단 운용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거주 가능하거나 막대한 자원이 있는 외계 행성이 지구 근처에 있어야 하지만, 아직 그러한 행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재선으로 미국의 우주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나, SF영화에서 보는 것과 같은 우주 전쟁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과 발전을 위한 우주 기술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송윤정 PD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PD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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