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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단독]주한 우크라 대사 “한국에 무기 지원 요청”… 종전협정 가능성엔 “갈등 동결은 해결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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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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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11일 한국 정부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한국 국방부에 외교 문서를 통해 전달했고, 우크라이나 측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에서도 (요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집권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가 한국 정부에 딜레마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한국 정부에 요청한 방어용 무기에 대해 “적의 장비를 탐지하고 요격하며 파괴하는 무기들”이라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드론 방어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155mm 탄약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우크라이나군이 영토 방어를 위해 필요로 하는 긴급 요구사항 목록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확실히 155mm 탄약이 포함돼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연장 로켓시스템(MRLS), 장갑차와 탱크도 필요하지만 현재로서 한국에 모든 것을 요청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며 “그래서 방어 장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최우선 요구 사항을 전달했고 그 문제는 결정되지 않은 채 보류 중(pending)”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약 20%를 점령한 현 상태 그대로 종전 협정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우리는 영토에 대해 거래할 수 없다”며 “공격자(러시아)와 피해자(우크라이나)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어떤 제안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검토 중인 우크라이나 현지에 파견될 모니터링단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은 한국 정부의 몫”이라며 “한국 정부가 결정을 내리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일주일 전인 2022년 2월 16일 서울에 부임한 포노마렌코 대사는 최근에도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등 국회의원들과 정부 당국자들을 여러차례 만나 방어용 무기 지원 필요성을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정부에도 ‘방어용 무기’의 필요성을 전달했는가

“우리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lethal weapon)를 제공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희망한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한국 사회 특히 정치권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도적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용 탄약(defensive ammunition) 공급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밤은 사이렌 소리로 가득 차있고 사람들은 지하실로 피신하고 있다. 방어용 탄약을 보내는 건 전쟁을 방조하는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한 행동이다.”

―‘방어용 무기’란 뭔가.

“적의 장비를 탐지하고, 요격하며, 파괴하는 무기들이다. 구체적으로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드론 방어 시스템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한국에 155mm 포탄을 요청한 적이 있는가.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외교부를 통해 제게 전달한 ‘긴급 요구사항’엔 확실히 155mm 탄약이 포함돼있다. 영토와 민간인 생명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무기 목록이다. 여기엔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이나 저고도 및 준고도 공중방어 시스템, 포병 시스템, 전투용 장갑차, 심지어 전투기와 탱크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 모든 것을 요청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방어 장비에 집중하고 있다.”

―무기 요청을 한국에 직접 했는가. 아니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기구를 통해 전달했는가.

“양쪽 모두를 통해서 했다. 우리는 한국이 NATO 파트너국으로 참여하는 만큼 NATO 회의에서도 이를 공유했고, 동시에 외교 문서를 통해 한국 국방부에 직접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현지에 ‘모니터링팀’을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모니터링팀 파견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 옵션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고 이를 위한 기구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한국 정부의 몫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전장에서 북한군 포로가 붙잡힌다면 한국의 당국자가 현장에 파견돼서 신문할 수 있나. 더 나아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나.

“우크라이나 군은 전쟁 포로를 국제법에 따라 존중하며 대우한다. (조만간 한국에) 특사가 파견되고 나면 협력 방식과 시점 등이 명확해질 것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 북한군 1만2000여 명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 배치됐고, 5000여 명이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에 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인)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공병부대와 특수작전 부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했다. 밴스 부통령 당선인도 ‘현재 경계선’을 중심으로 휴전 또는 종전하는 안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종전, 휴전을 위한 대화를 할 의향이 있는가.

“우리는 주권과 영토를 거래하지 않는다. 공격자와 피해자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갈등을 ‘동결(freezing)’시키는 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러시아가 다시 공격을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온전한 영토 회복과 러시아군 철수 등을 골자로 한 평화공식(Peace Formula)을 제안했고, 전세계 100여 개 국가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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