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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명애롭게 폐교하라" 근조화환에 과잠 시위…동덕여대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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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과잠(학과 점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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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이 학내 시위를 통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내건 피켓과 대자보, 그리고 학생들이 설치한 근조화환으로 뒤덮였다. 피켓과 근조화환에는 “학생 몰래 추진한 공학 전환 결사 반대”, “민주동덕 다 죽었다”,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 대학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리본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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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학내에 근조화환을 설치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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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학교 본관 앞에 과잠(학교 점퍼)을 벗어두거나 붉은색 락카 스프레이로 학교 내·외부 벽이나 바닥에 ‘공학 전환 반대’, ‘조원영’, ‘명애롭게 폐교하자’ 등의 문구를 쓰는 방식으로 시위도 벌였다. ‘조원영’은 동덕여대 학교법인인 동덕여학원의 이사장 이름이며, ‘명애’는 동덕여대 김명애 총장의 이름이다.

학교 앞에 있는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에 의해 달걀, 페인트 등을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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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락카 스프레이로 관련 내용을 적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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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재학생들은 시위에 참가한 뒤 엑스(X)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기도 했다. 동덕여대 재학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엑스에 “나 오늘 시위 참가했다”며 “학우분들이 시위 너무 열심히 해서 경찰차까지 왔다. 사람들이 지금 총장(실) 문 앞 점거해서 복도를 꽉 채웠다”고 전했다.

이날 엑스에서는 동덕여대 학내 시위 관련 내용이 잇따라 공유됐다. 한때 ‘동덕여대’가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동덕여대 학내 동아리가 만든 공학 전환 반대 서명 링크를 엑스에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총학생회는 캠퍼스에 남녀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고 학생들로부터 연대 서명을 받았다. 12일 진행되는 교무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다뤄질 전망인데, 총학생회는 하루 전인 11일부터 남녀 공학 논의 철회를 촉구하는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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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락카 스프레이로 관련 내용을 적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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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학교 근간 위협” 학교 “결정된 것 없어”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안건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지금까지 학생 대표인 총학생회 측에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며 “총학생회가 해당 의혹을 제기해야만 입을 여는 대학 본부의 행동은 8000 동덕인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덕여자대학교를 구성하는 것은 동덕 ‘여자’ 대학교의 ‘여성’”이라면서 “총학생회 나란은 동덕여자대학교의 근간인 여성을 위협하는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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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이 학교 미래를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대학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본부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한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대학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남녀공학 전환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 논의가 발전되거나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논의가 발전되더라도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며 “무작정 진행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포함하면 모두 14곳이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했고 대구의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와 통합돼 남녀공학이 됐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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