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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머스크에 올라탄 기업 웃고, 하락베팅 헤지펀드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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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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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미국 대선을 전후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테슬라와 스페이스X 밸류체인 관련주는 강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미국 대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면서 테슬라·스페이스X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4.39% 상승한 4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엘앤에프는 3.32% 오른 11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전일 대비 0.33%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테슬라 밸류체인 종목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는 각각 전기차용 배터리와 양극재를 테슬라에 공급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에 나올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왕복선 '스타십'에 탑재할 맞춤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주가가 크게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스페이스X에 217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기점으로 국내 배터리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이번 트럼프 대선 승리의 '킹메이커'로 꼽힌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후 규제 완화 관점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에 추진력이 생길 수 있다"며 "전기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테슬라와 테슬라 관련 2차전지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다.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전일 대비 12.55%,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은 같은 기간 4.53% 올랐다. 두 ETF는 지난 일주일 동안 각각 28.87%, 14.78%의 수익률을 거두며 급등했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는 테슬라와 더불어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 집중 투자하는 ETF 시세가 폭등했다. 데스티니 테크100(DXYZ)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후 8일까지 5거래일간 223% 뛰었다. 11월 4일은 미국 대선이 열리기 하루 전 시점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이 ETF는 미국 비상장 기업이나 상장 초기 기업 중 우주 탐사, 엔터테인먼트, 핀테크, 인공지능(AI) 업종에서 성장성이 기대되는 22곳에 투자하는 종목이다. 10일 기준 스페이스X 비중이 37.6%로 가장 많다.

현지에서는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며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이 대선이 열린 5~8일 동안에만 최소 52억달러(약 7조2774억원) 이상의 손실을 냈다고 10일 블룸버그가 공매도 전문 금융정보 업체 S3파트너스를 인용해 전했다.

테슬라 주가가 해당 기간 28%가량 뛴 결과다. 회사 시가총액은 8일부로 종가 기준 1조311억달러(약 1443조원)를 기록해 2년6개월여 만에 다시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헤지펀드들은 지난 7월 13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선거 유세 중 총격을 입은 것을 계기로 머스크 CEO가 트럼프를 공식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발 빠르게 테슬라 공매도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매도 전문 분석 업체인 헤이즐트리가 주요 헤지펀드 500여 곳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7월 13일 이전에는 이들 헤지펀드 가운데 17%가 테슬라 공매도에 나섰는데 트럼프 대선 승리 소식이 나온 현재는 7%만이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 중이다.

나스닥 거래소 등에 따르면 7월 중순 테슬라에 대한 전체 공매도율은 3.79%였지만 8일 기준 2.84%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S&P500 상장 기업 주식의 평균 공매도율은 5% 남짓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싼 시세대로 주식을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7일 테슬라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265달러에서 350달러로 높였다.

존 머피 BoA 연구원은 이날 고객 메모를 통해 "머스크와 트럼프 간 관계가 대선을 계기로 긴밀해진 점이 잠재적으로는 회사의 수익성 증가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미국 대선을 전후로 지나치게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클린에너지트랜지션 창업자 페르 레칸더는 "현재 테슬라 주가 300달러의 약 3분의 1이 트럼프 효과이지만 트럼프 2기 정부는 앞으로 12~18개월 후에 테슬라가 이익을 봐왔던 여러 보조금을 없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정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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