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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百, 무더위·불황 직격…편의점에 '백기'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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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유통업체 매출 비중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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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산업 지형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 인구 구조 변화, 날씨 영향으로 백화점이 부진한 반면 편의점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편의점이 연내 백화점을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 1위 업태로 올라설 지 이목이 쏠린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간 백화점 매출을 앞섰다. 지난해보다 2개월이 늘어난 수치다. 산업부 조사는 백화점 상위 3개사(롯데·신세계·현대), 편의점 상위 3개사(CU·GS25·세븐일레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지난 3분기(7~9월)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백화점은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작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편의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3.3%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난히 더웠던 날씨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해 여름은 평년 대비 기온이 높았을 뿐더러 9월 말까지 길게 이어졌다. 휴가철 여행객이 많고 객단가가 낮은 여름은 전통적인 백화점 비수기로 꼽힌다. 날씨가 풀리면서 가을·겨울(FW) 시즌 상품 판매를 개시해야 하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비수기가 길어진 셈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백화점 구매단가 증감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3월을 제외하면 줄곧 0~1%대 저조한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 7월과 9월에는 객단가가 작년 동기보다 감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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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의 한 GS25 편의점에서 직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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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양상은 3분기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나란히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매출 신장세를 유지한 곳은 신세계가 유일하다. 반면 편의점 CU와 GS25는 나란히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늘었다. 고관여 상품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반면 근거리 소비 채널인 편의점은 소형화된 식품·생필품 위주로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내 편의점이 백화점을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까지 백화점과 편의점 매출 격차는 0.6%포인트(P)에 불과했고 3분기는 편의점이 압승을 거뒀다.

앞서 편의점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됐던 지난 2020년 백화점을 제치고 깜짝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후 거리두기 제한이 완화되면서 백화점은 2021년부터 3년간 매출 1위를 유지해왔다.

남은 4분기 성적이 관건이다. 객단가가 높은 4분기는 백화점 업계 성수기로 분류된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한파가 예고돼있어 백화점들이 일찌감치 아우터 판매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백화점은 10월부터 편의점과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 위축, 소형 가구화 등으로 편의점과 같은 소형 채널을 찾는 소비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올해의 경우 4분기 한파가 예고된 만큼 백화점 성수기 판매 성과에 따라 경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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