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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기다려라” “물개 하나”…우크라, 북한군 통신 감청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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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의 무선 통신 내용을 감청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Головне управління розвідки МО України’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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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의 무선 통신 내용을 감청해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는 북한군이 주고받은 무선 통신 내용을 공개했다.

감청된 통신에는 “하나둘, 하나둘” “기다려라” “나 물개 수신” “물개 둘, 물개 하나, 물개 하나” 등 북한말 대화가 또렷하게 포착됐다. 한 남성이 북한말로 무언가 지시하면 다른 동료들이 각자 암호명을 대며 ‘수신’이라고 외쳤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대화를 북한군이 ‘수리공’에게 연락해 즉시 기지로 복귀하라고 명령하는 내용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시 부대로 빨리 복귀해야 했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대화가 북한군이 전쟁에 적극 참여하며 러시아군과 행동을 조율하고 있을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도 지난 9일 전선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러시아와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가 많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당국은 북한군 1만1000여 명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은 현재 쿠르스크주에 주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러시아 본토 격전지다.

파병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과 이미 소규모 교전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고위급 관리를 인용해 “북한군이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처음으로 교전해 상당수(significant number)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러시아의 810 독립 해군 보병 여단과 함께 충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당시 영상 연설을 통해 “북한 병사들의 첫 전투는 세계 불안정성의 새 장을 열었다”고 교전 사실을 알렸다.

NYT는 이날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한 5만여 명의 병력을 소집했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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