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연설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에 인사를 건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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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우리는 이미 일본보다 미군 주둔군 방위비 분담금을 많이 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 전 원장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트럼프 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하자고 할 가능성이 90%가 넘는다. 조약이면 행정부가 함부로 못하는데 조약이 아니라 그냥 약속이기 때문에 재협상하자고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로 2026년부터 5년간의 방위비 분담금이 약 1조5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는 현상인 '트럼피즘'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방위비 분담금 역시 그의 주장대로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은 올 한해 약 1조3005억 원, 주일미군은 약 2조2000억 원이다. 홍 전 원장은 "전문가들은 일본이 우리보다 많이 낸다고 하지만 사실 한국이 일본보다 많이 내고 있다"며 4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일본 주둔 미군이 (한국보다) 1.4배 더 많고,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2배 이상이다. 게다가 한국은 분담금에 토지이용료를 계산하지 않는 반면, 일본은 토지 이용료를 포함하는 데다가 우리나라는 3000여 명의 카투사 급여를 정부가 다 내고 있다"며 "이걸 다 하면 일본의 방위분담금보다 오히려 1.5배를 더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원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한국이) 충성하는 쪽에 가까웠으나, 트럼프에게도 같은 태도를 보이면 비용은 많이 쓰면서 이용만 당하지 않겠냐"며 "재래식 병력은 지금보다 빼더라도 전술핵을 한시적으로 재배치하거나, 우리가 핵 개발하는 걸 용인해달라 등을 담대하게 요구할 수 있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가진 핵무기, 특전사, 미사일이 두려운 것이고 사실 재래식 군사력은 한국이 세계 5위, 북한이 35위로 우리가 우세하다. 군사가 많으면 좋긴 하겠지만, 그렇게 큰 비용을 들인 주한미군 2만8500명이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라며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일부 철수' 등 미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함을 재차 강조했다.
비핵화에 대해 홍 전 원장은 북한 핵 문제가 결렬됐던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하노이 빈손 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당시 미국의 경제 지원을 받고 남북한 경제협력을 활발하게 해 정권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이후 중국과 러시아와만 관계를 유지하며 자력갱생하고 있다. 더군다나 러시아 파병으로 돈을 벌고 핵 능력도 일취월장한 상태"라며 "비핵화는 너무나 먼일"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하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휴전하지 않을 시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얘기했다. 홍 전 원장은 "우크라이나는 유럽 국가들의 무기로만 버틸 수 없다는 걸 알고 항복할 수밖에 없고, 그럼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큰데 러시아에 파병됐던 북한 병사도 자연히 철수한 뒤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다. 그럼 푸틴 대통령의 중재로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만남은 이르면 내년 중반 이후 이뤄질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며 한국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의 구도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투데이/김명진 기자 (audwls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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