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영상서 재출마 질문에 “그렇게 될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21년 11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집무실에서 태권도복 상의에 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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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직후 이미 백악관 탈환 방침을 굳혔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21년 “재선에 성공하면 태권도복을 입고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21년 11월19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이동섭 국기원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 대선 재출마 의사를 묻자 “그렇게 될 것 같다”(I think it's going to happen)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촬영된 동영상에서 “매우 기쁜 마음으로 알려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11월 공식 대권 재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해당 동영상은 이 국기원장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집무실을 찾은 최응길 국기원 미 버지니아 지부장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동영상에서 대권 재도전 계획을 확인한 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 사람들은 위대하다”라고도 추켜세웠다. 또 “나는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과 아주 잘 지냈고, 그 관계 때문에 우리는 정말 한국을 많이 도운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집무실에 걸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는 사진도 가리키며 “올림픽이 성공할 것 같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저 위의 신사와 대화를 나눴고, 알다시피 북한이 도와줘서 올림픽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한국 국민을 도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지난 2021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동섭 국기원장으로부터 태권도 명예 9단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기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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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올림픽’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개막 직전에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열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같은 해 6월이어서 그의 언급은 시기상 맞지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영상에서 이 국기원장이 ‘명예 9단증’과 함께 전달한 태권도 도복 상의를 입고 검은띠를 차고 있다. 그는 태권도에 대해 “훌륭한 스포츠이다. 특히 자신을 보호하는 등 여러 이유로 필요한 스포츠이기도 하다”며 “검은 띠는 꽤 어렵기 때문에 내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영광을 누리는 것은 정말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태권도가 얼마나 훌륭한지 보여줄 수 있는 팀과 함께 다시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팀’은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을 지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섭 국기원장은 지난 7일 연합뉴스에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재선에 성공하면 도복을 입고 의회에서 연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의 막내 아들(배런 트럼프)이 태권도 유단자이고, 최응길 전 버지니아태권도협회장이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7~2021년 45대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는 22·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131년 만에 처음 ‘징검다리’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 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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