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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월경 아닌 출혈 2주 넘게 이어지면 자궁내막암 의심…원인 꼭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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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경진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중앙일보

어경진 교수는 “다양한 진료과가 모인 다학제 진료를 기반으로 자궁내막암의 임상 양상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지미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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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암은 자궁 몸통 안쪽 내막에 생긴 암이다. 3대 부인암인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가운데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자궁경부암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발생률은 꾸준한 증가세다. 2021년 기준 발생자 수는 3549명으로 10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여성 10대 암 중 8위에 올랐다. 자궁내막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다수가 완치할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어경진 교수에게 자궁내막암의 특징과 최신 치료 경향을 들었다.

Q : 자궁내막암은 어떤 질환인가.

A : “자궁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구분한다. 자궁 입구에 생기면 자궁경부암, 안쪽에 생기면 자궁체부암이다. 자궁체부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인 자궁내막에 암이 자라는 자궁내막암이 97% 정도를 차지한다.”

Q : 주요한 발생 원인은 뭔가.

A :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 불균형이다. 에스트로겐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 자궁내막이 두꺼워져 암의 전 단계를 거쳐 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생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생리 시작과 함께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이 자궁내막을 두껍게 한다. 요즘 젊은 여성층에서 자궁내막임이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초경이 빨라지고 결혼이 늦어지는 동시에 임신·출산을 기피하면서 에스트로겐 노출이 늘어나서다. 비만과 같은 대사증후군도 원인의 하나다.”

Q : 초기에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을까.

A : “중요하게 봐야 할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월경 주기 이외의 출혈이 2주 이상 이어진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출혈량이 소량이라도 길게 이어질 땐 병원에 가야 한다. 폐경 후에도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하혈할 일이 없다. 출혈이 발생했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도록 한다.”

Q :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A : “일반적으로 암이 자궁체부에 국한된 경우 1기, 자궁경부를 침범한 경우 2기, 림프절이나 자궁 주위 조직으로 침범한 경우 3기, 타 장기로 전이된 경우 4기로 구분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데, 예전엔 골반과 주변에 위치한 림프절을 함께 적출했다. 하지만 림프절을 없애면 다리가 붓는 부종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요즘엔 이런 우려를 덜고자 감시 림프절 탐색술을 시행한다. 암이 가장 먼저 전이될 수 있는 림프절을 감시 림프절이라고 하는데, 자궁에 형광 염색약을 주입하고 자궁에서 나오는 림프관을 형광 카메라로 추적하면서 자궁과 직접 연결된 림프절을 찾는다.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지 확인해 선택적으로 제거함에 따라 수술 범위를 축소하고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한다.”

Q : 수술 방식에도 변화가 있지 않나.

A : “복강경·로봇 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을 많이 고려한다. 절개창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했고 최근엔 하나의 창을 뚫어 수술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들 수술법은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빠르고 합병증 발생이 적은 편이다. 로봇 수술은 로봇 팔을 활용하다 보니 움직임이 자유롭고 골반 등 좁은 수술 부위에서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부위를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확대경도 정밀 수술에 큰 도움을 준다.”

Q :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수술에 대한 걱정이 많지 않나.

A : “이땐 고용량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다른 곳으로 전이가 없는 초기 암일 때 가능하다. 호르몬 치료로 암을 일시적으로 없앤 뒤 임신·출산을 하고 더는 임신 계획이 없을 경우 수술로 자궁을 절제한다. 호르몬 치료만 하고 끝내면 대부분 암이 재발하기 때문에 임신 종료 후엔 자궁절제술을 권한다.”

Q : 방사선·항암 치료도 활발한가.

A :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다면 방사선·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암이 많이 진행됐거나 수술 범위가 너무 넓을 때도 선행 치료 후 수술할 수 있다. 최근 기대를 모은 건 중입자 치료다. 자궁은 움직이지 않고 국한된 조직이므로 정밀한 타격이 가능해 자궁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내성 발생에 대한 환자 부담을 줄이고 유병률 감소에 영향을 주는 면역항암제는 치료 판도를 바꿨다. 일부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면서 좋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Q : 여러 치료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할 텐데.

A : “임상 양상을 정확히 파악해 수술·항암·방사선 치료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특히 자궁은 주변에 장이나 비뇨기계 기관이 자리한다. 수술이나 치료 과정에서 주변 장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관련 진료과 의료진과 다학제 진료로 수술이나 수술 후 치료 방침을 함께 논의해 좋은 치료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힘쓴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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