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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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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고] 한국인에 효과적인 항암제 임핀지, 건보 적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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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명아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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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 세계에서 담도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환자 수가 적다고는 하나, 담도암 환자는 진단 후 생존 기간이 짧고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다. 폐암이나 유방암보다 주목받지 못했기에 치료제도 전무한 상황이었고, 지난 10년 동안 담도암 치료제 개발이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사이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행히 최근 한국인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된 임핀지가 등장하며 담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향상시켰다. 임핀지는 담도암 생존율을 두배 이상 개선했다. 특히 한국인 환자들에게서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그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된다. 하지만 임핀지는 현재 고가의 치료비 때문에 많은 환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효과적인 치료 옵션임에도 높은 치료비 앞에서 망설여야 하는 환자들의 심정을 의료진으로서 깊이 공감한다. 담도암 환자가 안정적으로 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급여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임핀지의 급여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얼마 전 담도암 환자와 보호자들은 임핀지의 신속한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통해 약 8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회부 기준에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연간 환자수가 약 7000명임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한 셈이다. 이 절실한 목소리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국민적 호소이자 사회적 지지를 반영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가 한목소리로 임핀지 급여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인에게 더욱 뛰어난 효과가 있는 신약이지만, 정작 국내 담도암 환자들은 치료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료진의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임핀지는 기존 치료법보다 생존율을 두 배 이상 개선하며, 특히 한국인 환자에게서 더 큰 효과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임상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도 연구실과 진료 현장의 괴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진으로서 현실적인 장벽에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월 임핀지의 급여 심의가 신청돼 현재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3일 급여화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 심의는 10년 넘게 새로운 치료제를 기다려온 담도암 환자들이 더 좋은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써볼 중요한 기회다.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는 아시아 담도암 환자를 위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임핀지를 신속한 급여 적용이 필요한 약제로 권고했다. 한국인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된 신약이 국내 담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명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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