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우리만의 AI서비스", 통신사 차별화 경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KT '에이닷' 일상 초점
LGU+ '익시오' 통화 강화

머니투데이

이통사 AI 서비스 비교/그래픽=최헌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 의 '에이닷(A.)'에 이어 LG유플러스가 AI(인공지능) 통화 서비스 '익시오(ixi-O)'를 출시하면서 통신사들의 B2C(개인고객 대상) 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과거처럼 지원금·멤버십 혜택 등 마케팅비를 이용한 통신사 간 경쟁이 옅어지면서 AI 통화녹음·요약 등 AI 서비스가 고객 유인책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AI 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SK텔레콤이다. 지난해 10월 공식 출시한 SK텔레콤 에이닷은 통화뿐만 아니라 일정관리·길찾기·사진 생성 등 다양한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접목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아이폰 통화녹음'을 강조하며 iOS(아이폰 운영체제) 전용 AI 통화 서비스처럼 활용됐지만,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안드로이드에 타 이통사까지 서비스 지원 범위를 확장하며 통합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거듭났다. 이를 기반으로 에이닷은 1년 만에 사용자를 약 500만명 규모로 늘렸다.

다만 고객 관심도가 가장 높은 'AI 통화녹음'의 경우 SK텔레콤 회원 인증이 필요해 타 통신사 고객은 사용할 수 없다.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SK텔레콤으로 갈아타야 한다.

지난 7일 출시된 익시오는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다. 초기 에이닷처럼 통화 녹음 및 요약·보이스 피싱 감지 등 통화에 초점이 맞춰 있다. SK텔레콤 서버를 거쳐 처리되는 에이닷과 달리 자체 개발한 sLLM(소형 언어모델)을 활용해 온디바이스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 보안에 민감한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모든 서비스를 LG유플러스 고객만 사용할 수 있고,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감당하기 위해 아이폰14 이상 모델에만 지원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고객은 그리 많지 않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내년 1분기가 돼야 나온다.

LG유플러스는 1년 뒤 사용자 목표치를 100만명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잡았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휴대폰 가입 회선이 1100만개 수준인데다, 이 중 아이폰14 이상 사용자만 익시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 안드로이드 버전으로까지 서비스가 확장되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통신업계는 이통사의 AI 서비스가 이렇게까지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실망스러운 아이폰 자체 통화녹음 기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애플은 지난 10월 말, 아이폰 출시 17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녹음 기능을 탑재했다. 그러나 해당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상대방에게 "이 통화가 녹음됩니다"라고 음성 안내를 해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라는 평가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AI 통화녹음 서비스 유무에 따라 통신사를 갈아탈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통신업계는 아이폰 통화녹음과 같은 AI 서비스가 이통3사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시장 포화 상태에서 통신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사업자 간 경쟁이 주춤한 상태였으나, AI 서비스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폰 사용자 커뮤니티에서는 서비스 2년 차에 접어들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에이닷과 서비스 초반부터 통화녹음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익시오 중 어떤 서비스를 선택할지 비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특히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가 없는 KT 고객 중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로 갈아타겠다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KT는 아직 AI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의 휴대폰 회선 가입자 수 격차가 지난해 10월 약 258만건, 지난 3월 약 252만건, 지난 8월 약 249만건으로 조금씩 줄고 있는데, 익시오 출시로 AI 서비스가 없는 KT 사용자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AI 서비스가 곧 이통3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