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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카타르 “휴전협상 중재 중단…이·하마스 모두 의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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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재개 가능성 열어둬…도하서 하마스 추방 계획은 부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중재자 역할을 해온 친미 아랍국가 카타르가 휴전협상 중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휴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카타르 외교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재 협상이 중단된 상태라며 “열흘 전 마지막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우호관계이면서도 하마스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던 카타르마저 물러난다면 휴전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타르는 “당사자들이 잔인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와 진지함을 보여준다면 파트너들과 함께 중재 노력을 재개하겠다”며 이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뒀다.

앞서 서방 언론들은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카타르가 협상 중재에서 빠지기로 했으며, 미국의 압박으로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스 정치국 사무소를 폐쇄하고 떠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협상안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카타르 정부에 하마스 추방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타르는 추방 계획을 부인했다. 카타르 외교부는 “(하마스) 카타르 사무소의 주요 목표는 당사자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되는 것이며, 이전 단계에서 (일시) 휴전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카타르 정부로부터 도하를 떠나라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카타르는 미 공군이 주둔하고 있는 중동지역 내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미국이 이 지역 현안에 개입하거나 이란, 탈레반 등 적대 세력을 상대할 때 소통 창구 및 협상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하마스는 카타르와 미국 정부의 합의 아래 2012년부터 도하에 정치국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이곳 사무소가 서방과의 대화 채널로 활용돼 왔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가 중재해온 휴전 협상은 수개월째 교착 상태다. 미국은 지난달 하마스의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폭사하자 미국 대선 전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내왔으나 결국 실패했다.

하마스는 이집트가 제시한 이틀간의 단기 휴전 및 인질 4명 석방안을 거부하며 여전히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휴전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철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올해 내내 협상의 주요 국면마다 새 요구 조건을 내걸며 협상을 무산시켜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하마스의 도하 추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내년 1월 임기 종료 전 어떻게든 휴전 성과를 내기 위해 압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카타르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지도부를 연이어 잃은 하마스가 실제 도하에서 추방되는 상황에 몰린다면 다음 근거지는 튀르키예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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