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중 숙소침입 성폭행 시도했는데”…‘꽃뱀’ 취급 당한 피해자, 징계회의 중 투신

국방과학연구소 징계위원회에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이 나와 피해자가 창문으로 투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 JTBC ‘사건반장’]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 징계위원회에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이 나와 피해자가 창문으로 투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8월 피해자 A씨는 국방과학연구소 동료 직원인 12살 연상 유부남 가해자 B씨와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

출장 중 B씨는 A씨 숙소에 침입해 “이렇게 된 김에 그냥 한번 같이 자자”라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A씨의 완강한 거절로 B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후 A씨는 국방과학연구소 고충처리위원회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위원회는 피해자 진술 녹취록과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바탕으로 직장 내 성희롱을 인정해 가해자에게 경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그러나 A씨는 국방과학연구소 징계위원회에서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한다.

A씨 측에 따르면 징계위원장은 A씨에게 “너 이거 정신과 약 먹는 것 때문에 망상이나 착란 겪은 것 아니냐”라고 했고, 위원 중 한명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참 각별한 사이다. 네가 잘못했다”며 A씨의 탓으로 돌렸다고 한다.

이에 A씨가 눈물을 흘리며 항의하자 징계위원은 조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A씨를 다른 방으로 퇴장시켰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으면 나도 날 지키지 않겠다”면서 나가 회의실 옆 방에서 창문을 통해 5m 아래로 뛰어내렸다.이 사고로 A씨는 척추와 골반, 손목, 발목 등이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A씨 측은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정도로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했고, 징계위원이 피해자를 모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A씨는 가해자를 비롯해 해당 징계위원을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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