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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트럼프가 당선 직후 '한국 조선 협력'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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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한국 조선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 머리 속에 미국 해군과 조선업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들어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과거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로 드러난 '미사일 갭'이 미국을 뒤흔들었듯 현재는 중국 해군과 미국 해군 간 함정 수의 엄청난 차이 즉 '함정 갭'이 미국 군사전략의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미국은 전통 산업의 쇠락으로 조선업이 거의 유명무실화되어 있고, 오랫동안 해군 라이벌 국가가 없어서 함정 건조에 태만해오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중국 해군이 비약적 확장을 통해 미국 해군보다 훨씬 많은 주요 함정을 보유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절대적인 함정 수도 중국이 많지만 중국은 동아시아에 집중 배치해 놓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함정들을 전 세계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동아시아 해역만을 놓고 볼 때, 미국과 중국간의 '함정 갭'은 몇 배나 더 커진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조선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시급하게 함정을 건조해 이 '함정 갭'을 메워야 합니다. 거기에 해군 함정은 설계에서 건조와 실전배치까지의 시간이 일반 상업용 선박보다 많이 걸립니다. 만약 당장 동아시아에 해상 무력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면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압력에 무릎을 꿇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미국으로서는 미국 내 조선업 재건을 추구하든지 아니면 한국, 일본 같이 조선업이 강한 동맹국들로부터 함정을 급히 구매해야거나 다른 형태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헤리티지재단같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싱크탱크들은 시장 메커니즘에 따르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유권자를 의식해야 하는 많은 정치인들은 미국 내 조선업을 되살리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미국의 유명한 해양전략가 알프레드 마한의 조언을 상기시키며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해선 상업용 조선업이 활성화되어 해군 조함(造艦)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문제의 시급성을 지적하며 동맹국으로부터 급히 도움을 받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합니다. 중화권 뉴스 전문 매체인 더와이어차이나 10월 27일자 기사는 현재 미국내에서 진행중인 관련 논쟁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는데, 이 논쟁의 결과가 한국 조선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중요합니다. 그는 전통적인 제조업의 부활을 꿈꿉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측이 미국의 국내 조선업 재건에 협조해주길 바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2기가 본격 시작되고 있는 지금 '한미 조선 협력'의 틀을 잘 짜는 것이 한국 조선업과 방산에 결정적으로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이던 2020년 3월 버지니아의 항구에서 열린 해군 병원선 출항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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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간단하지만 중대한 기회"라면서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홍보했다. 특히 그는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같은 거대 조선업체의 최고경영자들에게 미국 조선소에 투자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이러한 이례적인 투자 요청은 델 토로의 "새로운 해양국가 운영" 비전의 일환이었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더 이상 충분한 양의 선박을 생산할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련 수치는 참으로 끔찍하다. 200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조선업 전체는 연평균 3척 미만의 선박을 건조했는데, 2023년에 한국 조선소 한 곳에서만 47척의 선박을 건조했다. 11월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한국, 일본이 톤수로 계산한 전 세계 선박 건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미국은 0.2%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해군은 현재 더 많은 수상 함정과 잠수함을 요구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12.5%씩 함정 건조 예산을 늘렸으며, 최근의 '30년 계획'에 따르면 2053년까지 290~340척의 신규 함정을 건조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호주, 영국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해 체결한 오커스(AUKUS) 파트너십으로 인해 미국 조선업 전체에 10만 명의 근로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델 토로가 미국 해양전략의 "변혁적" 계획이라고 부른 것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골치거리는 물론 세계 최대 조선국이자 전 세계 선박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이다.

의회예산처의 해군 병력 및 무기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인 에릭 랩스는 "미국 조선업이 지난 25년 중 최악인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사람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 조선업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이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을 제기하는 현 상황은 더욱 주의와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다시 말해, 지금 미국에서 미국의 군함 부족 문제는 전략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즉, 미국이 중국 해군 함정 수에 압도당하고 군의 물자수송을 중국이 만든 화물선에 의존한다면 어떻게 중국과의 전쟁에서 경쟁하고 승리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가졌던 장점은 상대방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연구원 잭 쿠퍼는 말한다. 그는 세계 권력 상황의 변화 과정에서 군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관한 책을 집필 중이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미국은 더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막대한 조선 능력을 고려할 때, 우리는 [전시 시나리오에서]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중국이 강해지는 반대의 상황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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