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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구지법 형사12부 어재원 부장판사는 감금·유기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청각·지적 장애가 있는 데다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던 아내 B(54)씨를 대구 서구 소재 집에 가두고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등 방치해 기아 상태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내와 평소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가 방에서 거실로 나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장롱으로 막는가 하면, 창문 틀에 못을 막아 창문도 열지 못하게 하는 등 사실상 B씨를 방 안에 감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B씨가 집 밖으로 나와 이웃들과 마주칠까 봐 방 바로 옆쪽에 있는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워둔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지난해 1월 초 유일한 출구인 방 뒷문으로 나와 마당으로 향한 통로를 가던 중 쓰러졌지만, A씨는 아내를 형편이 어려워 난방도 못 하는 방에 다시 옮겨놓았을 뿐 병원 치료 등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고 다음 날 B씨는 결국 숨졌다.
사망 당시 키 145㎝인 B씨의 몸무게는 20.5㎏에 불과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B씨가 굶주린 채로 감금돼 극심한 고통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본인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특히 유기치사 혐의 관련 “B씨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지 못했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역시 경계성 지적 장애를 앓고 있어 B씨의 사망을 예견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며 유기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 가운데 5명도 유기치사 혐의는 무죄라는 의견을 내놨다.
A씨에게 적용한 감금 혐의에 대해선 만장일치로 유죄로 평결했다. 유기 혐의는 5명이 유죄·2명이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주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 영양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방치했다”며 “비정한 남편이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자 남동생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장애가 있어 관심이 필요한 가정에 대한 친족과 이웃 등 사회적 무관심이 더해진 사건”이라며 “우리 사회가 장애인이 있는 가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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