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갈등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갈등이 개인적인 감정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언론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라면서 "국민을 위해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유능한 정부, 유능한 당이 되기 위해 일을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당이 각기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적어도 화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오래 하다 보면 앙금이 있다. 그렇지만 풀어가면서 해야 할 일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개인적 감정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정이) 공통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할 때, (당정의) 강력한 접착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국정감사로 당과 소통을 못했는데, 순방을 다녀오면 당과 편한 소통 기회도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과의 소통 기회를 언급했지만 대상이 명확치 않다. 한 대표가 포함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최근까지 당의 소통 창구로 한 대표를 배제한 채 추경호 원내대표를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달 윤 한 면담 뒤 곧바로 저녁자리에 추 원내대표를 불렀다. 한 대표가 대통령 사과 등 5대 요구사항을 내놓은 지난 4일에도 저녁에 추 원내대표와 만났다. 7일 회견이 한 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의 건의로 이뤄진 것이라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대표 패싱' 논란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한 대표는 이날 회견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 채 민심을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대통령께서 어제(7일)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실천이 '민심에 맞는 수준'이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하고, '속도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이 민심에 미치지 뭇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속도는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스케줄을 제시하지 않은 인적 쇄신의 조기 추진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에 한랭전선이 형성 돼 있어 적어도 당분간 화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마이 웨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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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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