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와 여성으로 성전환한 그의 딸 비비안 제나 윌슨. 사진 스레드 캡처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머스크의 트랜스젠더(성전환) 딸은 외국으로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소수자 위협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머스크의 딸 비비안 제나 윌슨은 지난 6일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나의 미래가 미국에 있을 것 같지 않다"며 "한동안 이런 생각을 해왔지만 어제는 나에게 확신을 줬다"고 적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윌슨은 "그(트럼프)가 4년만 재임하더라도, 반 트랜스 규제가 마술처럼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것(트랜스젠더 규제)에 기꺼이 투표한 사람들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윌슨의 이런 언급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적대적 입장은 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전환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 등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제한하고,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혀왔다.
윌슨은 머스크가 2000년 결혼해 8년 뒤 이혼한 작가 저스틴 윌슨과 사이에서 얻은 자녀 5명 중 하나다. 그는 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아버지 머스크와 갈등을 빚었다.
머스크는 올해 7월 한 인터뷰에서 딸의 성 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딸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사상에 의해 "살해됐다(killed)"고 지적했다. 그는 주변에 속아 딸의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허락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윌슨은 머스크가 여성적 특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고, 목소리를 남성적으로 내라고 강요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또 머스크를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며,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으로 묘사했다.
윌슨은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그는 개명 사유로 아버지와의 불화를 들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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