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인근에 추락한 엠브라에르 190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꼬리 부분에 구멍 수십 개가 뚫려있다. /사진=러시아 군사블로거 Fighterbomber 텔레그램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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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명이 사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으로 러시아 방공 시스템에 의한 격추 가능성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유로뉴스 등 외신은 이날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 러시아군이 사고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무인기로 오인해 미사일로 격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목적지는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무인기에 대응해 러시아 방공 시스템이 작동했던 곳이다. 사고가 발생한 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 그중 하나가 사고 여객기 추락 불과 3시간 전에 격추됐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사고 여객기 꼬리 부분에는 구멍이 수십 개 발견됐는데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이 구멍이 미사일에 의해 공격받은 흔적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항공 보안 회사 오스프리 플라이트 설루션의 맷 보리 최고 정보 책임자는 WSJ에 "잔해 영상과 러시아 남서부 영공 보안 환경을 고려하면 항공기가 어떤 형태의 대공포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초기 거론된 '새떼 충돌설'과 관련 "사고 영상에 나타난 항공기의 움직임은 새떼 충돌로 인한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체첸공화국 그로즈니로 가던 엠브라에르 190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25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인근에 추락, 사고기 잔해가 흩어져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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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뉴스는 사고를 조사하는 공식 소식통을 인용해 "생존 승객이 폭발음과 함께 포탄의 파편 같은 것이 비행기에 부딪혀 동체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에 본사를 둔 국제 뉴스 채널 에이뉴스제트도 러시아 군사 블로거의 발언을 인용해 항공기가 우발적으로 발사된 방공 미사일에 맞아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앞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체첸공화국 그로즈니로 가던 엠브라에르-190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카자흐스탄 악타우시에서 3㎞ 정도 떨어진 지역에 긴급히 착륙하는 과정에서 추락했다. 추락 지점은 항로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사고 항공기엔 승객 62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했으며 38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생존한 것으로 집계됐다. 탑승자 국적은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다. 카자흐스탄의 교통 사건 담당 검사는 사고 현장에서 비행기 블랙박스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검찰도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사진=구글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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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당국은 해당 여객기가 기상 조건이 악화해 항로를 변경한 뒤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직후 러시아 민간 항공 감시업체는 여객기가 새와 충돌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항공기가 새떼 충돌사고를 당할 경우엔 가까운 벌판에 비상착륙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고 여객기는 항로를 크게 벗어나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GPS(위성항법장치) 교란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제기됐다. AP통신은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의 설명을 인용해 사고 항공기가 운항 중 강력한 GPS 전파 방해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과거 더 넓은 지역에서 GPS 전송을 방해해 비난받아 왔다고 전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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