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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역세권 입지에도 결국 미분양… “고분양가에 삼성전자 셧다운까지”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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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는 충분히 좋은데 결국 가격이 문제에요. 평택역에 더 가까운 단지들보다도 2억원 가까이 비싸니 부담될 수 밖에 없죠” (경기 평택시 합정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6일 경기 평택시 평택역. 역에서 나와 도보로 15분 정도 이동하니 목화주공1단지, 합정주공2단지 통합 재건축 공사 현장이 보였다. 이곳에 현대건설이 짓는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가 이날 1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조선비즈

6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합정동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 공사현장. /방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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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는 최근 평택에서 대단지 아파트 분양이 고덕신도시, 화양지구 등 신규 택지지구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원도심에 들어선다. 신도시와 비교해 단지 인근에 각종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것이 강점이다.

해당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14개 동, 총 1918가구 규모로 짓는 대단지로 이 중 총 599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데다 최근 평택 분양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이 영향을 미쳐 미분양이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459가구 모집에 392건만 접수되면서 0.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전용 84㎡ 기준 5억7740만~6억4650만원대 분양가가 책정됐다.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최고 4억7590만원), ‘신영지웰 평택화양’(최고 4억6990만원) 등 최근 평택에서 공급한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전용 84㎡ 기준 4억원 대에 분양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다.

평택 합정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원래 평택에 살던 사람들이 구입하기에는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며 “최근 평택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침체돼있어 외부 수요가 유입되기 어려운데 분양가가 높아 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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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합정동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 공사현장. /방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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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실적이 저조해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일부 중단한 점도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합정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부진하고 공장 셧다운 소식까지 들리면서 고덕 신도시 등은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돼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 일대 합정동 주민들도 삼성전자 공장이 셧다운되면 임대가 잘 안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평택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평택 부동산 시장은 삼성전자의 영향이 절반 이상 차지한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다르게 실적 부진을 이어가다 보니 평택 부동산 시장도 흔들리고, 침체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평택 분양 단지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평택에서 분양을 실시한 단지들은 ‘평택 브레인시티 대광로제비앙’ 0.59대 1(2월 분양, 총 1070가구, 640건 접수), 3월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0.12대 1(3월 분양, 총 823가구, 105건 접수),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 0.07대 1(5월 분양, 총 369가구, 29건 접수), ‘신영지웰 평택화양’ 0.02대 1(6월 분양, 992가구, 21건 접수) 등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는 신규 택지지구 분양과 달리 원도심 입지로 평택역 역세권 단지라는 강점이 있지만 실제로 역에서 단지까지 30대 성인 남성 기준 도보로 15~20분가량 걸렸다. 또 역에서 멀어질수록 주변 시설들이 낙후된 것이 체감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원도심 입지지만 해당 단지가 위치한 곳이 선호 지역은 아니다. 주위가 노후화됐기 때문”이라며 “개발 계획이 있지만 시간이 필요해 호재가 당장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선호 원도심 입지에 분양가가 비싸 청약 이후 계약에서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평택 지역 자체가 반등세가 적고 잠잠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는 전날 2순위 청약 접수를 받고 13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후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정당계약이 진행된다. 입주 예정일은 2028년 1월이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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