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8 (금)

尹 “트럼프가 먼저 北문제 꺼내… 오물풍선 얘기해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2분간 통화’ 내용 밝혀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는 7일 오전 7시 59분부터 약 12분 동안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세계 주요 정상과 연이어 통화했다.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가장 먼저 대화했고, 아시아에서는 중국-한국-일본 순으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5분가량 통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한미 간 좋은 협력 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두루 잘 듣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슬로건으로 대승을 거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앞으로 리더십으로 위대한 미국을 이끌어가길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아주 감사하다”며 한국인들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했다.

북한의 연쇄·복합 도발과 러시아 파병에 대한 의견 교류도 있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두 정상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국인 북한 군사 동향에 대해 서로 상황을 평가하고 긴박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우려를 공감했다”며 “북한의 점증하는 핵 능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잇따른 도발, 쓰레기 풍선 낙하, GPS 교란 상황 정보를 공유하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내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한 연대와 파트너십을 갖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트럼프 대통령 (2기) 시기에도 한·미·일 삼각 협력은 잘 진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먼저 말을 꺼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얘기를 해왔다”며 “이에 대해 (나는) 지금 북한이 오물 쓰레기 풍선을 7000개나 보내 국민이 큰 피해를 보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중거리탄도미사일·단거리탄도미사일 이런 것들을 마구잡이로 쏜다는 얘기도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는 개인적 유대 관계를 중시하는데 어떻게 우정을 다져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들이 ‘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케미가 맞을 것’이라고 했다”며 “내가 정치를 처음 해서 대통령이 된 그 점을 얘기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고 설명했다. 평생을 각자 검사(윤 대통령)와 사업가(트럼프)로 지내다가 정치를 시작함과 동시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로 빌 해거티 상원 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을 꼽았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수입 관세 등을 적용해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정부 때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리스크 헤징(위험 회피, 적정 배분)을 위한 준비는 오래됐다”며 “지금 기획재정부, 산업부 내 통상교섭본부가 금융, 통상, 산업 경쟁력 부문과 관련해서 벌써 한참 전부터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대응 논리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금명간에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정부는 가능하면 내년 1월 20일 미 대통령 취임 전에 만남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으로, 윤 대통령이 이달 중순 남미 다자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에 들러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