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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돌아온 트럼프, 북미 회담 재개?…北 핵보유국 인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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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능력 고도화, 뒷배로 등장한 러시아
빅딜 틈 보이지 않아...스몰딜 가능성↑
'핵동결-ICBM' 거래 시 비핵화 물거품


더팩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북미 관계의 새로운 변화가 전망된다. 다만 성과를 중요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특성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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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북미 관계의 새로운 변화가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집권 당시 현 민주당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담하는 '톱다운 외교'를 펼쳤다. 실제로 그는 미국 대선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의 기대를 불렀다.

다만 북미 회담 성사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치적 쌓기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이지만, 오늘날 북한 문제는 핵능력 고도화와 러시아의 등장으로 성과를 뽑아낼 틈이 보이질 않아서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스몰딜'을 위해 북핵 동결 등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4년 만에 백악관의 주인으로 돌아온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났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과 2019년 2월 베트남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 그해 6월 판문점에서 가졌던 남북미 정상회담까지다. 두 정상 간 만남은 '노딜'로 일단락됐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 20여 통의 친서를 주고받으며 끈을 놓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을 여러 번 입에 올렸다. △김정은은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 그는 나를 좋아했고, 나는 그와 잘 지냈다(1월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 △재집권하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것(7월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 △나는 전화를 걸어 (북핵 등) 대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9월 기자회견) △북한이 한국으로 가는 철도를 폭파했다. 오직 트럼프만이 해결할 수 있다(10월 SNS) 등이다.

북미 회담이 재개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김 위원장과 마주 앉는 방식의 톱다운 외교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를 중요시하는 그의 사업가적 기질을 고려하면 이같은 직거래 방식을 통해 단기간 최대의 과실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자칫 한국이 패싱당하는 북미 단독 회담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북핵 동결 및 핵군축 거래 가능성이다. 트럼프 당선인으로서는 북핵이 그간 고도로 발전된 점, 북러 조약을 통해 러시아라는 뒷배가 등장한 점 등을 고려해 빅딜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에 북핵 동결 등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서도 미국 본토에 떨어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스몰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북핵을 해결이 아닌 관리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현실론적 공감대가 짙어지고 있다. 대선 전 민주당과 공화당이 내놓은 정강에는 하나 같이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져있었다. 그만큼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반하는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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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성사되더라도 비핵화가 안건으로 오르기에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측으로 월경해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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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성사되더라도 비핵화가 안건으로 오르기에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있다며, 북한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기까지 2년은 걸릴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은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며 "부동산 업자인 트럼프 입장에서는 2018년과 2019년 김 위원장과 만나고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이번에 만나더라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나 핵 군축 협상의 전제 없이는 양측 모두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는 4가지 정도의 선택지가 있다고 보는데 2017년처럼 최대 압박을 가하거나, 지금과 같은 현상 유지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세 번째로는 우리에게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김정은과 만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을 선포하고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북한 스스로 핵무장을 거의 완성한 상태에서 러시아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기에 트럼프 입장에서도 쉽사리 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만약 회담을 한다고 하더라도 비핵화보다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먼저 중동,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시도할 것"이라며 "만일 실패한다면 지는 걸 싫어하고, 잊히는 걸 끔찍이 여기는 그의 특성상 북한 문제를 시도해 볼 가능성이 있는데 최소 2년은 지난 시점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7일 트럼프 당선인의 선출로 인한 북핵 동결, 핵 군축 가능성에 대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고 이를 위해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초당적으로 한미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양국 간에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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