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8 (금)

[사설]고물가·경제난이 부른 ‘정권심판론’이 美 대선 갈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1998년 대우重 옥포조선소 찾은 트럼프와 장남 1998년 6월 당시 트럼프사 회장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찾았을 때 모습.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당선인 왼쪽)도 함께 방문했다. 100m 높이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간 트럼프 당선인은 “원더풀, 어메이징”을 잇달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결정적 원인으로 고물가로 인한 경제난이 꼽힌다. 함께 이슈가 된 불법 이민 문제도 결국 미국 서민층의 일자리와 직결된 경제 사안이다. 민생을 돌보지 못한 정권에 대한 불만이 선거의 승패를 가른 셈이다.

미 CNN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투표자의 58%는 조 바이든 정부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응답이 67%, ‘인플레이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권자도 75%나 됐다. 바이든 정부 집권 기간 중 2차 오일쇼크가 터졌던 1980년 이후 40여 년 만에 최악의 고물가를 겪은 미국 유권자들이 사실상 정권 심판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4년간 살림살이가 나아졌나”라는 트럼프의 구호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히스패닉 남성 ‘블루칼라’층까지 파고들었다. 일자리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은 “불법 이민자들이 당신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란 트럼프 진영의 메시지에도 공감했다. 서민의 삶을 개선할 뚜렷한 경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보다 트럼프가 경제정책을 더 잘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밥상, 외식 물가는 2∼3년 전보다 수십 %씩 올랐다. 고금리, 긴축의 시대를 겪으며 빚이 감소한 선진국 가계와 달리 한국의 중산층은 폭증한 빚과 이자로 소비여력이 고갈돼 내수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어느 나라든 먹고사는 문제가 최상의 가치이고, 민심의 흐름까지 좌우한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