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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트럼프 재집권] 서울대 교수들 "미국 우선주의, 글로벌 리더십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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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부 토론회…"한국 기업엔 위기이자 기회"

연합뉴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2024 미국 대선, 그 이후를 생각하다' 라운드테이블 모습
[촬영 이영섭]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민주주의의 최소 요건은 규범을 존중하고, 규범에 따른 선거 결과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에 이어 이번에도 투표 전부터 부정선거 얘길 했습니다".

7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들의 '2024 미국 대선, 그 이후를 생각하다' 라운드테이블 토론회에서 박원호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를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교수들은 이번 대선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동준 교수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내가 틀릴 수 있는 만큼 숙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전제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과연 시민들이 숙의 없이 불만을 직접 표출할 때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라고 짚었다.

박종희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는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라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했다"며 "돈을 줄 테니 공화당에 서명하라고 말하는 개인의 출현, 그에 대한 소수의 열광은 전통적인 미디어를 우회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부상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현에 따른 민주주의의 변화가 꼭 나쁘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주형 교수는 "민주주의란 원래 상황과 맥락에 따라 계속 적응하고 진화해나가는 게 특성"이라며 "요즘 관련 국내외 담론을 보면 민주주의에 새로운 실험이 일어나는 데 과도하게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는데, 비판적이되 조금 더 열려 있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제언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따라 세계 각국의 고립주의 경향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윤영관 명예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는 "트럼프 당선인은 1980년대 뉴욕타임스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안보를 명목으로 미국을 갈취하고 일본은 무역을 통해 미국을 갈취하고 있다'는 광고를 냈을 정도로 일관적인 고립주의 성향을 보인 인물"이라며 "글로벌 리더십의 공백, 이 점이 동아시아와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기조가 한국 기업에 위험과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나경 교수는 "조 바이든 정부 당시 동맹국으로서의 혜택을 누리고 기대해온 우리 기업들이 있었는데,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선 이런 게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미국과 통상분쟁을 벌일) 중국 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국내 부품업체들로서는 일종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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