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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파격 ‘YF쏘나타’ 다음은··· 美 간파한 현대차 디자인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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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토마스 리 현대미국디자인센터 디자인엔지니어링팀 연구원이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위치한 현대미국디자인센터에서 북미 특화 차량인 싼타크루즈 XRT 모델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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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쏘나타’는 현대자동차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꼽히는 차량이다. 사람들에게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현대차 디자인 저력을 각인시킨 모델이다. 덕분에 YF쏘나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212만6697대가 팔리면서 현대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젖혔다.

5일(현지시간) 취재진은 당시 화제의 YF쏘나타가 탄생했던 현대자동차 디자인 핵심기지 ‘현대미국디자인센터(이하 HDNA)’를 찾았다. 이번에 처음 언론에 공개된 HDNA는 최근 현대차가 저명한 디자인상을 잇달아 휩쓰는데 있어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한 시설이다. 이곳은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하고 스마트폰을 보관해야 입장이 허가될 만큼 철통보안이 유지되고 있었다.

HDNA는 현대차 디자인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브래드 아놀드 HDNA 외장 디자인 담당은 “현대미국디자인센터는 남양디자인센터와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하고 글로벌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최신 디자인 흐름을 반영한 콘셉트카 및 양산차를 디자인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모델인 산타크루즈는 물론, 아이오닉 9 등 가장 가까운 신차 작업을 수행하며 현대차 혁신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다. 주로 북미 전략 차종의 내외관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현대차 연식 변경이나 완전 변경 관련 디자인을 준비해 글로벌 현대차 디자인 거점과 경쟁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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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국디자인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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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미국에 첫 디자인센터 설립
1년에 5차종 디자인 프로젝트 구상


HDNA 전신은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 밸리에 설립된 현대 캘리포니아 스튜디오다. 이후 현대차는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한 도시 어바인에 현대미국디자인센터를 세웠다. 현재 연면적 약 약 3만82㎡(약 9100평) 규모로 ▲야외품평장 ▲실내품평장 ▲클레이 모델을 작업할 수 있는 CNC 가공기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바인은 연중 온화하고 맑은 날씨에 살기 좋은 생활환경으로 많은 기업들이 입주한 기업형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어바인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미국인들의 최신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시장의 디자인 거점으로 삼고 있다.

HDNA는 현재 5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디자인 기획 단계부터 ▲스타일링 개발 및 모델 제작 ▲컬러와 소재 개발 등 디자인 관련 통합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HDNA는 작업 공간이 디자인 프로세스에 맞게 구성돼 디자이너들의 업무 능률을 향상시키고 미팅룸, 대형 스크린 등을 활용해 자유로운 대화와 긴밀한 협업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자동차 실내공간이 중요해지면서 색상·소재·마감을 일컫는 CMF 부서 역량도 커지고 있다. 에린 김 CMF 팀장은 “대부분 비슷한 실내 구조에서 색상과 소재의 조합으로 각 차종별로 차별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전동화 전환에 맞춰 친환경 소재 적용을 늘린 에코 패키지를 구현하기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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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NA는 일반적으로 1년에 풀체인지 모델 기준 5개 차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북미 시장에 선보인 다수의 현대차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지난 2022년 국내 영화에 등장한 투싼 비스트는 현대미국디자인센터가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디자인한 차량이다. 영화의 기반인 게임 ‘언차티드’에서 영감을 얻어 투싼을 오프로드 콘셉트로 재디자인한 것으로 강화된 범퍼, 타이어, 휠 아치, 스페어 타이어 캐리어 등을 장착해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현대미국디자인센터는 전신인 현대 캘리포니아 스튜디오 때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차종을 디자인하고 있다. 현대 캘리포니아 스튜디오는 199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번째 콘셉트카 ‘HCD-1’을 공개했다. 2인승인 HCD-1은 과감한 근육질 차체로 기존의 현대차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자체 디자인 역량으로 제작된 HCD-1은 당시 세계 최대 모터쇼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올해의 콘셉트카’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동시에 미국의 자동차 잡지 ‘카 앤 드라이브’ 표지 모델로 뽑히기도 했다.

HCD-1은 스포츠카 ‘티뷰론’ 디자인의 기반이 됐고, 이후 현대차는 독립적인 디자인 역량을 갖춘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현대 캘리포니아 스튜디오는 HCD 콘셉트카를 지속 개발해 선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HCD-4’는 그 어떤 브랜드도 시도하지 않았던 울퉁불퉁하고 유선형인 차체 곡면이 특징인 머슬(muscle)을 디자인 콘셉트로 제시했다.

HCD-4의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볼륨감이 느껴지며 공기역학과 세련미를 고려한 측면 실루엣과 둥글고 투명한 안개등은 독특한 디자인 요소다. HCD-4의 디자인은 199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공개된 이후 엄청난 호평을 받았으며 현대차는 HCD-4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1세대 싼타페’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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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쏘나타 파격 디자인 탄생
판매량↑ 찬반양론 논란 불식

바통을 이어받은 현대미국디자인센터는 2009년 6세대 모델인 YF쏘나타를 디자인했다. YF쏘나타는 초기 스케치 단계부터 스케일 모델과 풀 사이즈 모델 디자인 개발까지 남양디자인센터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YF쏘나타 외부 디자인은 유연하고 스포티한 옆모습을 보이며 전면은 와이드한 라디에이터 그릴 및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자리잡고 있다.

뒷면은 측면 캐릭터 라인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리어 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색상 종류도 기존 모델의 6개보다 레드, 블루, 브라운 등을 추가해 10여 개로 다양화했다.

YF쏘나타는 쏘나타 시리즈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찬반양론을 불렀지만 글로벌 누적 판매 212만6697대를 기록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160만6512대 판매되며 쏘나타 최전성기를 이끈 모델이다.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도시형 소형 CUV 콘셉트카 ‘커브’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커브는 온로드와 오프로드의 주행성능을 겸비한 강인한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가장 큰 특징은 외부 정보가 여러 개의 모니터와 HUD, 계기판 등을 통해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시각적으로 구현해 알려주는 연결성이다.

지난 2015년 공개한 고성능 수소연료전기 콘셉트카인 ‘2025 비전 GT’의 디자인도 담당해 현대차의 미래 친환경 고성능 차량 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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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GT는 현대차 고성능 모델의 미래를 표현한 슈퍼카로 캘리포니아 하이데저트 지역에서 항공 테스트 파일럿들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정신과 바람을 가르는 항공역학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또한 헥사고날(육각형) 그릴과 함께 곡선이 가미된 외관은 차량 곳곳에 달려 있는 공기 통로로 바람을 보내 차량을 최대한 눌러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고속 주행 시 항력을 최소화하며 제동능력을 높였다.

전기·하이브리드 판매 호조
현대차 디자인 우수성 입증


현대차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만8297대의 전기차 판매, 하이브리드는 올해 3분기까지 9만368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모습이다.

미국에서의 판매 선전 이유에는 우수한 상품성, 선진적인 전동화 기술 등 다양하다. 그중 현대차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은 미국의 여러 권위 있는 디자인 시상식에서 수상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기아와 함께 지난 9월 미국 산업디자인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3대 디자인 대회이자 북미 최고의 디자인 대회인 ‘2024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 3개를 포함해 총 12개의 상을 수상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운송 부문에서 ▲아이오닉 5 N이 최고상인 금상 ▲싼타페와 싼타페 XRT 콘셉트는 각각 동상과 입상 ▲제네시스 GV80 쿠페는 역동적인 우아함에 기반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입상에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의 전통적이고 권위 있는 디자인 상인 ‘2023 굿디자인 어워드’의 운송 부문에서 N 비전 74, 아이오닉 6, 그랜저, 코나 등 4개 제품이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특히 현대차 N 브랜드의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인 N 비전 74는 세계 4대 디자인상을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하학수 현대미국디자인센터장은 “기존에는 디자인 트렌드가 명확해 주제가 뚜렷한 반면 최근에는 소비자 수요나 신기술 반영 측면에서 디자인 구현이 한층 복잡해졌다”며 “현대미국디자인센터는 정체성을 갖고 미래 모빌리티에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속에서 다양한 디자인적 도전을 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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