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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단독] SK 이어 두산도 합병 움직임…뜨거운 韓시장 1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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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은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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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계열사 인수합병(M&A)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 전체 한국 M&A 거래가 증가하며 시장이 활성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기업들의 계열사 재편에 더해 시장 전체적인 거래량도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의 인수합병 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간한 ‘2024 M&A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M&A 시장 딜(거래) 가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M&A 시장은 2021년 47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3년 310억달러까지 줄다 올해 3분기까지 350억달러 규모로 늘었다. 합병이 완료된 거래 외에도 지연·부분완료·철회된 거래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도전적 환경 극복위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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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올해 한국에서 발표된 가장 큰 M&A 거래는 지난 1일 완료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었다. 딜 가치는 45억달러 규모다. 두 번째 큰 규모로는 현재 진행 중인 두산그룹의 사업 개편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건으로 32억달러 규모다. 두 건만 해도 올해 전체 규모의 22%에 해당한다. 그 외에 국내 사모펀드(PEF)인 IMM이 태영건설로부터 에코비트를 인수한 건,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파트너스의 SK렌트카 인수 등이 있다. 보고서 작성 시점 이후에 발생해 수치에 포함되지 않은 한화솔루션의 한화글로벌에셋 흡수합병과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인수시도까지 포함하면 올해 M&A 시장에서 대기업들과 관련된 거래 비중은 상당하다.

거래액 뿐만 아니라 딜 건수도 늘었다. 2023년부터 불규칙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는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BCG는 분석했다. 김이동 삼정회계법인 딜부문 대표는 “유동성이 활발했던 2021년만큼은 아니지만 딜 볼륨(거래액)과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경기가 좋아서 딜이 늘었다기보다 불경기가 지속되다 보니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계열사를 팔거나 현금 흐름이 좋은 계열사를 합병하는 활동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CG코리아 조정민 파트너 역시 “거시경제와 환경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기업들이 도전적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인 인수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대형 M&A는 주로 에너지, 금융, 소비재 부문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대형 M&A 거래에서 사모펀드와의 전략적 거래가 지속적으로 상당한 비중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향후 더 활성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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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 M&A 시장이 활성화될 요인으로 ▶성장 돌파구를 찾는 대기업 ▶대중 제재로 인한 중국 엑시트 ▶PE들의 도전 가능성 등 3가지를 꼽았다. 김이동 대표는 “대기업들은 성장을 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고, 특히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 M&A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불경기가 지속하고 기업의 도전이 늘어날수록 M&A를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M&A가 늘어날 대표 분야로는 반도체·방산·전력인프라·2차전지 및 전기차·원자력 등 5가지를 꼽았다. 또한 미국의 대중 제재 흐름에 따라 기업들이 중국 현지 법인이나 중국 공장의 장비·자산을 매각하는 등 ‘중국 엑시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의 경영권 분쟁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김태원 KCGI 대표는 “올해 가장 큰 이벤트인 만큼 결론이 어떤식으로 지어질지에 따라 향후 PE들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또한 기업들의 경영권이 2~4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M&A 역시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트랜드는 느린회복



BCG는 2003년부터 매년 M&A연례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1980년부터 누적된 데이터를 추적해 시대별, 지역별 M&A 현황을 상세하게 분석해 트랜드를 추적하고 있다. BCG는 복잡한 정치 환경과 거시 경제 변수로 전 세계적으로 올해 M&A 활동은 기대만큼 아니지만 느린 회복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해 비해 올해 거래 가치가 5% 감소하며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는 중국이 지난해 비해 41%로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호주도 7%가량 줄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132%), 인도(66%), 싱가포르(48%), 일본(37%)은 지난해 비해 딜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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