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 1997년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가 뉴욕 최고급 주상복합건물(70층)인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를 지을 때 공사의 설계·공정·구매 관리 등을 총괄하는 CM(Construction Management)을 맡았다. 한국 건설의 우수성을 선진 미국시장에 입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공사였다.
1999년 5월 대우건설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여의도 트럼프월드’ 모델하우스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조선DB |
이를 계기로 대우건설은 한국에도 트럼프 월드타워와 같은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부산·대구 등 7곳에 ‘트럼프 월드(Trump World)’라는 브랜드로 분양을 했다. 당시 지불했던 브랜드 사용료는 총 700만달러였다.
현재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옆에 있는 대우 트럼프월드 1차가 가장 먼저 진행됐다. 아파트 282가구, 오피스텔 69실을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시공했다. 이후 인근에 대우 트럼프월드 2차를 비슷한 규모로 지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우건설 초청으로 1998년과 1999년 한국을 방문했는데, 모델하우스 개관식과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했다. 현재 여의도 트럼프월드 1차 전용면적 125A㎡의 경우 현재 시세는 19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후 서울 용산과 부산, 대구 등에 차례로 주상복합을 시공했고, 현재 이 건물들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용산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3차,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 1·2차, 부산 트럼프월드 마린, 대구 트럼퍼월드 수성 등이다. 대우건설은 2007년을 마지막으로 ‘트럼프월드’ 브랜드로 활용한 사업을 종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시 ‘트럼프 월드 사업팀’을 운영하며 서울, 부산, 대구 등에 ‘트럼프월드’ 주상복합을 최고급으로 지었다”면서 “현재 당시 업무를 맡았던 인물들 중 대우건설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없지만, 대우건설은 트럼프와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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