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8년 만에 최대 낙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대로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무역전쟁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데긴도스 부총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한 연설에서 "관세를 부과하면 상대방이 보복할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보복)관세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올해 거의 성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는 나쁜 소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거듭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하면 중국산에 60%, 나머지 국가 수입품은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유럽연합(EU) 상대 무역적자를 거론하면서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데긴도스 부총재는 미국 정부의 새 무역정책을 경제전망에 반영하겠지만 영향을 평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경제연구소(IW)는 미국이 내년부터 20% 보편관세를 매기고 EU도 같은 관세율로 대응할 경우 4년 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1.3%, 독일은 1.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는 보편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독일의 미국 상대 수출이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 실질 GDP가 0.5%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보편관세와 EU의 보복 조치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수요 부진까지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초강세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ECB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한때 1.07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2016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컸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유로화가 패리티(1유로=1달러)를 깨고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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