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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사설]현대차 멈춰 세운 부품업체 파업… 수출 발목 잡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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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지난달 28일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등 1000여 명이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 3개 차선을 막은 채 대대적인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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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의 자동차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핵심 부품인 자동변속기 납품이 끊겨 현대차·기아의 일부 생산라인이 멈춰 섰기 때문이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8일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시작한 파업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하루 1만5000여 대씩 납품하던 변속기 생산이 한 달 가까이 중단되면서 현대차 울산1공장은 이달 5일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멈췄고, 기아 광주공장에서도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생산 감소량이 하루 수천 대나 된다고 한다.

특히 생산이 중단된 현대차의 ‘코나’는 1∼9월 자동차 수출 3위를 차지한 인기 모델이다. 지난달 10월 기준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 수출이 파업이란 돌발변수를 만나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파업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매출액의 2%, 총 2400억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는데, 작년 회사 영업이익의 두 배 수준이다. 기업들이 전년도 이익 중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을 내연기관 변속기에서 전기차 변속기로 전환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순위 2위로 현대차·기아보다 한 계단 위인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실적 악화, 높은 인건비 때문에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고 수만 명을 감원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눈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해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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