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각인 시간 촉박했던 해리스…트럼프는 2년간 여유 있게 선거운동
"좀 더 일찍 결단했어야" 지적도…바이든 낮은 국정지지율도 해리스에 부담
조 바이든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일을 불과 3개월여 남긴 가운데 이뤄진 전격적 후보 교체로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정책과 경쟁력을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각인시킬 시간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은 지난 7월 21일이다.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둔 시점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78세에 대통령으로서는 최고령으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에도 재선 도전을 강행했다. 취임 전후까지만 해도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 열어놓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년 즈음에 재선 도전 의향을 명확히 하며 고령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난 6월 27일 있었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토론 맥락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대로는 민주당의 대선 승리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급속도로 퍼졌고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는 없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하면서 실제로 사퇴까지는 3주가 걸렸다. 경합주의 박빙 판세를 고려하면 하루가 아까운 마당에 민주당 내부에서 옥신각신이 계속되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해리스 후보 |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적으로 대선후보직을 수락한 건 8월 22일이었지만 민주당 내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탓에 해리스 부통령은 이때부터 사실상 100여일간의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유권자들에게 정책적 구상을 제시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내세워 설득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재선 캠페인에 돌입해 2년간 꾸준히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지지기반을 다져온 것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기간이었다.
더구나 해리스 부통령 자신도 현직 부통령이기는 하지만 오랜 기간 정가를 지키며 입지를 탄탄히 다진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초선 상원의원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를 거쳐 부통령으로 발탁된 일종의 '깜짝 스타' 이미지가 강했다. 유권자들에게 대선 후보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좀 더 일찍 결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사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국정지지율 역시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부담이었다. 국정의 책임을 함께 지는 현직 부통령으로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광을 거의 입지 못한 셈이다.
현직 부통령이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거리두기'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개표를 백악관 관저에서 가족 및 측근 몇 명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개표 방송을 시청하기로 했던 워싱턴DC의 하워드대에도 가지 않았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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