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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北 공작' 혐의, 민주노총 전 간부 '징역 15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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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지령 수행 혐의

민주노총 선거동향 파악하고, 정권 퇴진운동

미군기지 등 군사시설 정보도 수집

"대한민국 존립과 안전 위태롭게 할 범죄" 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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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포섭돼 국내에서 공작 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전 간부들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6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A씨에게 징역 15년 및 자격정지 15년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민주노총 전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B씨에게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에게는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에 포섭된 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중국 광저우, 베트남 하노이 등지에서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 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들과 접선하고 국내에서 북한 지령을 수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북한으로부터 민주노총 계파별 움직임과 선거동향을 파악하고, 정권 퇴진운동 등 반정부 시위 활동을 하도록 지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북한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들에게 보낸 지령문과 대북보고문이 102회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A씨 등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2020년부터 이듬해까지 평택 미군기지와 오산 공군기지 등 군사시설 정보 등을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북한이 국가기간망을 마비시키기 위해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 등은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이들은 국가정보원이 영장 없이 자신들의 행적을 쫓거나, 북한 정보원과의 접촉 장면을 영상과 사진으로 채증한 것은 영장주의에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국제형사사법공조를 거치기 않았으므로 증거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 A씨 등은 검찰이 압수해 간 디지털 저장매체 속 파일의 동일성과 무결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아울러 북한에서 이들에게 보낸 지령문과, A씨 등이 북한으로 보낸 대북보고문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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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장주의 위반 주장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과 국정원 수사관의 증언 등에 비춰보면 영장주의나 형사사법공조절차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디지털 저장매체 파일의 동일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봉인의 연속성과 원본과 제출된 증거의 해시값이 동일하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지령문의 증거능력 여부에 대해서도 "지령문 기재 내용의 진실성 문제가 아니라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민주노총 내 비밀조직의 '지사장'으로 불리며, 북한 공작원들의 지시에 따라 국가 기밀을 탐지하고 정보를 제공해 편의를 제공했다"라며 "해외에서 공작원들과 은밀히 접선해 지령을 받거나 목적 수행을 협의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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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러 차례 북한 정권에 충성을 맹세하는 보고문을 작성했고, 민주노총 내 동조자를 포섭하는 등 반국가단체의 영향력이 민주노총으로 스며들 수 있게 했다"며 "이는 민주노총 내부의 혼란뿐 아니라 사회의 혼란으로 이어져 국가안보나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고 우리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초래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할 위험성이 큰 범죄"라며 "범행 방법이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고 치밀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A씨와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을 한 혐의로 기소됐던 소기업 대표 B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B씨가 공원에서 두리번 거리며 사람을 찾는 행동을 하는 등 북한 공작원과 은밀한 접선을 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매우 어설프다"라며 "지령문에도 B씨 관련 내용이 없었고, B씨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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