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히든 해리스·샤이 트럼프·당일 등록 유권자·제3 후보 지지자
"남편 몰래 해리스에 투표"…"트럼프 지지 포착 못했을 수도"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캐리 용광로 국립 사적지에서 선거 유세를 위해 도착해 무대로 걸어가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피츠버그를 찾아 PPG 페인츠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한 후 춤을 추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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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까지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가 미처 반영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선거의 열쇠를 쥐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유권자 그룹, 즉 '와일드카드'로 4개의 유권자 집단을 꼽았다. 히든 해리스(숨은 해리스 지지자), 샤이 트럼프(트럼프 지지를 숨기는 유권자), 당일 등록 유권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 등이다.
히든 해리스와 샤이 트럼프
우선 WSJ은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히든 해리스' 유권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라는 압력이 너무 강해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특히 여성들이 올해는 자신의 진정한 의도를 밝히기를 주저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민주당 광고 제작자인 마크 퍼트넘은 WSJ에 "이처럼 논란이 많은 환경에서 여성 유권자 중 상당수가 여론 조사원에게도 해리스에 투표하겠다는 의도를 숨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히든 해리스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일부 민주당 선거 운동원들은 집을 방문하는 유세에서 남편이 아내와의 대화를 막아서는 경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해리스 캠프 측에서는 히든 해리스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줄리아 로버츠는 대선을 앞두고 "남편 모르게 해리스에게 투표하자"며 "당신은 원하는 대로 투표할 수 있고, 아무도 (누구에게 표를 던졌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과소평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 칼리지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백인 민주당원이 백인 공화당원보다 여론조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며 "통계적 조정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지만, 이 결과는 여론조사가 트럼프의 전적인 지지율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일 등록 유권자
대다수 여론조사기관은 각 주에서 관리하는 유권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다만 주요 경합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등에서는 선거 당일에도 유권자로 등록한 뒤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사전 투표 때도 당일 등록을 허용한다.
이들은 등록 유권자로서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도 표심이 반영되지 못한다고 WSJ은 전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위스콘신에서는 약 6만8000명, 미시간에서는 약 1만4600명, 네바다에서는 약 1만 명이 선거 당일 유권자 등록을 통해 투표에 나섰다. 당시 위스콘신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약 2만700표 차이로 승리한 것을 고려한다면, 당일 등록 유권자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제3 후보 지지 유권자
마지막으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다.
존 F. 케네디(JFK) 전 대통령의 조카인 케네디는 당초 민주당 대표 후보 자리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도전하려 했지만, 무소속 출마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20%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미국 대선 역사상 드물게 '3자 구도'를 만드는 깜짝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으나, 백신·코로나19 음모론을 주장한 데다 갖은 기행으로 지지율은 5%까지 추락했다.
이후 그는 지난 8월 말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3% 수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케네디는 아이오와, 미시간, 위스콘신주 투표용지에 여전히 이름이 남아 있다. 대법원은 지난주 그 경합주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자신의 이름을 투표용지에서 삭제해 달라는 케네디의 요청을 기각했다.
다만 제3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WSJ은 "이는 공화당원들에게 우려스러운 신호"라며 "올해 많은 여론 조사에서 케네디는 해리스보다 트럼프에게서 더 많은 표를 뺏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NBC뉴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자 대결일 때 지지율 동률을 이뤘으나, 제3 후보가 있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1%포인트(p) 앞섰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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