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대국민회견 결정 놓고
친윤·친한 계파간 신경전·불쾌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평생당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친윤석열(친윤)계와 친한동훈(친한)계는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결정 배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을 만나 소통 기회를 앞당겨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당정 소통의 중심에 추 원내대표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 “원내대표가 당의 중심이란 건 착각”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윤 대통령과 만나 대국민 소통 일정을 앞당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우리 당에서도 이런저런 말씀들이 있어서 제가 어제 대통령실에 다녀왔다”며 “가급적 국민과의 소통의 기회를 일찍 가지시면 좋겠다, 당초에 11월말경 (대국민 소통)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보다는 훨씬 이른 시점이면 좋겠고 가급적 해외순방 전에 그런 기회를 가지시면 여러 사안에 관해, 국정에 대한 이해도 등도 높아지지 않을까 이런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아마 참모진들도 (저와 같은) 같은 건의를 한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대통령께서도 고심하시다가 어제 밤에 오는 7일 대국민담화 겸 기자회견 하시는 걸로 최종 결심을 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과 면담한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어제 오후에 가서 여러 말씀을 드렸고, 최종적으로 대통령님이 결정하시고 국민들과 언론에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 면담 사실을 공개한 것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앞당긴 데 대한 명분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당의 요청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을 앞두고 준비해 오신 것으로 안다”며 한 대표의 요구와 관계 없이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나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일찍 가져달라’고 요청한 것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당 중심에는 추 원내대표가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만약 당 대표가 아니라 원내대표가 중심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고 잘못된 발언”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앞당긴 것은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채널A 유튜브에서 “여당 대표가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은 현직 대통령을 향해서 사과를 하라는 이 상황이 그만큼 엄중한 것”이라며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저는 본다”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발언이 기자회견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며 “왜냐하면 그 이전에는 11월 말쯤에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얘기를 하셨었는데 이게 갑작스럽게 선회한 이유는 한 대표의 최고회의 발언, 거기에 대한 어떤 용산 참모들의 판단, 이대로 가면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 되겠다라는 그런 판단이 많이 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한계 핵심 인사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 소통 일정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한 대표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이런 모습들도 (윤 대통령이) 변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3선 의원은 “이게 바로 정치”라며 추 원내대표를 치켜세웠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짧게 살고 천천히 죽는 ‘옷의 생애’를 게임으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