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공급 위한 공급" "GTX와 연계 나쁘지 않아" 엇갈린 반응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정부가 8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 내 그린벨트(개발재한구역)를 해제해 올해와 내년 각각 5만 가구, 3만 가구 등 총 8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발굴할 예정이다. 세부 대상지는 오는 11월 발표 예정으로, 당장 오는 13일부터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인접 수도권 지역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사진은 이날 그린벨트 해제지로 유력 거론되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일대 개발제한구역에 걸린 그린벨트 해제 촉구 현수막. 2024.8.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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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조치로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를 포함해 수도권 4곳에 총 5만호 규모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주택 공급을 늘려 수요를 분산시키고 과열된 집값을 안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발표한 대상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대상지 대부분이 이미 교통이 확보된 지역인 만큼 충분히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평가가 나온 반면 강남 일대가 대상지에서 제외되면서 공급 물량을 채우기 위한 대상지 선정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발표 시점과 입주 시점의 차이가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특히 유일한 서울 대상지인 서초구 서리풀지구에 공급되는 주택 절반이 장기전세임대 물량으로 잡히면서 주택 수요의 대체재 역할을 하기보단 '로또분양'이 되풀이 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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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을 위한 공급일뿐…주택수요 분산에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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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강남 일대가 제외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서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자곡동, 경기 하남 감일동 등은 제외됐다. 지난 8월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발표한 이후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들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초 서리풀지구를 빼고는 실수요자들이 선호할 지역이 아니라고 본다. 그저 물량을 채우기 위한 용도로 보인다"며 "서초 다른 지역이나 강남에 공급 물량이 더 많이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역시 "주택공급과 가격안정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생각할 때 정부가 수치로 표현되는 물량을 선택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며 "서울의 주택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른다는 분석이 많은데 지금 발표된 지역들은 서울 수요를 분산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만한 곳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공급지 입지가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경기 고양대곡, 의정부 등은 GTX가 들어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추진만 잘 되면 서울 주택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왕도 GTX노선이 지나가는 인덕원과 연결할 수 있다면 그런데로 나쁘지 않은 입지 선정"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발표한 경기 의왕 오전왕곡 인근에는 인덕원에서 동탄을 연결하는 복선전철 의왕시청역(가칭)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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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급까지 최소 7년…"집값 안정화 기여는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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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수도권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이번에 발표한 신규택지는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분양, 2031년 입주가 목표다. 목표대로 계획이 진행되더라도 7년 후에나 입주가 가능한 만큼 당장 실수요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고준석 교수는 "발표와 입주가 연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부 계획대로 7~8년 후 최초 입주를 맞추려면 예산확보를 통한 토지 수용이 시급한데 쉽지 않기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라고 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공급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시점 역시 단기적 안정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 수요가 높은 지역의 주택 부족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에서 수도권에 총 30만 가구 공급이 목표였는데 이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인데다 보통 수도권에서 연간 약 20만 가구 내외의 주택이 공급되는 것에 비하면 약 25%의 수준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다만 "현재 3기 신도시와 1기 노후도시 및 서울 내의 재정비 사업들이 사업성 확보라는 난제로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가시화 될 수 있는 계획이기 때문에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정도의 효과는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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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성 있는 정책과 지방 시장 지원 대책도 확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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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도 문제로 꼽혔다. 부동산 대책의 연속성이 없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공급 정책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인만 소장은 "이번 발표가 현실화 되려면 최소 7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이를 기다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러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지금까지 추진되고 있는건 3기 신도시 하나 정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급대책이 달라지면 실수요자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정책에 좀 더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효선 위원은 "발표된 지역 중 가장 입지가 좋은 서울의 경우 장기전세임대물량 1만1000호를 제외하면 당장 9000호의 물량이 확부될 뿐이기 때문에 집값이 과열되고 있는 주택수요의 대체재로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보단 특정 수요층의 로또분양 효과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방에서 공급 과잉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에만 집중된 공급 정책은 지역 간 양극화를 심화하고 주택 가격과 자산가치 격차를 확대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급 물량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동시에 지연되는 지방 주택 시장 정상화를 위한 지원 대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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