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친윤계·여권 중진·지자체장 등도 윤 대통령 쇄신 요구 목소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4/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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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녹음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사과, 참모진·내각 전면 쇄신,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등의 조치를 공개 요구했다.
발언 수위는 다소 강했으나 야권에서 '탄핵'을 거론하는 등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일단 선을 그었지만, 윤 대통령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특검 수용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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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리 앞세울 때 아냐"…'민심'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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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오른쪽 두 번째부터)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1.04.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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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국정 기조 전환, 대통령실 인적 쇄신, 개각, 김건희 여사 대외 활동 즉각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즉각 진행, 명씨 의혹 관련 엄정 수사 등을 공개 요구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여권 일각의 판단에 대해 "지금은 국민께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가 아니다. 국민께서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은 전혀 다른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여부를 떠나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정 기조를 쇄신해야 한단 의미로 읽힌다.
한 대표는 "뭔가 감추고 빼고 더하려고 하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 "해야 할 것을 더 늦지 않게 해야 대한민국의 헌정 중단을 막을 수 있다. 민심이 매섭게 돌아서고 있다"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 대표의 과제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하야를 막으면서도 동시에 대통령과 차별성을 보여서 여당 지지율을 방어하는 것인데, 오늘 나온 요구에서 고육지책의 흔적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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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진 한동훈? 지자체장·중진도 "尹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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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상임고문단 비공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03.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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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 수위는 윤 대통령을 향한 여권 내부의 민심 변화 기류와도 무관치 않단 해석이 나온다. 기존에 용산과 차별화에 나선 한 대표를 비판하던 여권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친윤석열계 의원, 원로들조차 용산의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한 대표에게 '단합'을 요구하면서도 윤 대통령을 향해 "임기 후반기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및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날 모인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이날 간담회를 가진 3선 의원들도 대통령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했다.
친윤계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지금은 국면전환을 위해서 해서는 뭐든지 해야 할 때다. 시간이 지나면 더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 발언에서 "당내 원로와 중진들이 많은 의견을 줬고 지금이 위기인 점과 변화와 쇄신이 신속히 필요하다는 점에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얘기를 했다고 본다"며 "중진, 지자체장들이 전보다 한 대표 쪽으로 스탠스가 변화하고 있단 점에서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 중진, 지자체장들도 결국 대통령이 결자해지 하란 요구를 예의를 지켜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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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용 명분 쌓기?…7일 대국민 담화 메시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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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11.04.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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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엔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김건희 특검법에서 독소조항을 빼고 여야 합의를 추진하자고 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제가 여러 말씀 드렸다. 그 정도로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한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을 향해 연거푸 공개 요구 '압박'을 하는 것은 특검을 받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즉각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은 데다가 여권 내부에서도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특검이 불가피하단 의견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11월을 '김건희 특검의 달'로 삼고 총력투쟁에 나선단 방침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의 말을 뜯어보면 본인이 말한 최소한의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의미, 특검 수용을 위한 명분 축적으로도 보인다"고 했다. 엄 소장은 "여권의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특검을 결국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중간 단계로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윤 대통령이 제안을 전폭 수용해 국정 반전의 계기로 만든다면 특검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평론가도 "수사 없이 김 여사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한 대표도 그것을 감안한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오는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고 김 여사 문제와 명씨와의 통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이날 밤 밝혔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해 전격적인 쇄신 메시지를 내느냐 여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배가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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