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금투세 폐지' 발언 후 증시 급등…외국인도 매수세 전환
밸류업 지수도 최대 상승폭…밸류업 ETF 첫 거래일 2% 중반대↑
"증시 저평가, 주주환원율 높여야…배당소득세 등 세법 개정도 도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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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선을 오르내리는 코스피가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과 밸류업 ETF(상장지수펀드) 거래가 오름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野금투세 폐지 결정에 시장 '환호'…외국인도 매수 전환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3% 오른 2588.97로 장을 마쳤다. 2600선 회복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9월 26일 미국 기준금리 빅컷의 영향으로 2.9% 상승한 이후 하루 최대 상승률이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26% 오른 2549.04로 출발했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전 회의에서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힌 직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83억원어치 사들이며 8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24일부터 7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하며 4조 7094억원을 시장에 쏟아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0.69% 오른 5만 8700원으로 장을 마쳐 소폭(0.69%) 오르는 데 그쳤지만, SK하이닉스 6.48%, LG에너지솔루션 3.27%, 삼성바이오로직스 1.9% 등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은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0.13% 빠진 728.11까지 내렸으나, 이 대표 발언 이후 반등해 3.43% 오른 754.08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98억원과 2070억원 순매도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닥이 하루 3% 이상 상승한 것은 AI(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8.15% 상승한 영향을 받아 투자심리가 살아난 지난 9월 12일 3.04%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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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미국 대선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둔 경계감 속에서 금투세 불확실성이 해소돼 두 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소 약화함에 따라 달러가 약세 흐름을 보인 점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환율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5원 내린 1370.9원을 기록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약진으로 지난달 말 1392.2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진정세를 보였다.
밸류업 지수 하루 최대 상승…ETF 첫 거래일 '웃음꽃'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를 좌우할 '밸류업 ETF'도 이날 기분 좋은 상승세를 그치며 첫 거래를 마쳤다.
밸류업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62% 오르며 3거래일 만에 1000을 넘어섰다. 밸류업 지수가 공식 출범한 9월 30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이에 따라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 모두 2%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패시브 ETF 가운데 분배금(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재투자하는 구조인 'SOL 코리아밸류업TR'과 액티브 ETF인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각각 2.71%와 2.73%로 지수를 소폭 초과한 성과를 달성했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밸류업 ETF 출시는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와 가치 재평가, 증시 전반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 확산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이 밸류업 ETF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현재 회사에 한정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해 일반주주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 근거가 '상법 개정 등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먼저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민주당 주도의 상법 개정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만큼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 테마가 추가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IC(투하자본이익률), 주주환원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JP모건 믹소 다스 아시아 주식전략가는 전날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한국자본시장 콘퍼런스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은 ROE, ROIC, 주주환원이 낮다"면서 "주주환원율이 높아져야 주가가 상승하고, 주가가 상승해야 자본시장이 모든 투자자에게 이익이 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반적인 세율이 높은데 배당소득세와 상속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세율을 개선하면 증시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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