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한국방송(KBS)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박장범 앵커가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 인터뷰에서 명품백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KBS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가 과거 등교 편의를 위해 아들을 위장전입시킨 사실이 4일 확인됐다. 박 후보자 쪽은 “자녀의 교통안전을 위해 부득이 내린 결정이었다”면서도 “지적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박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에 살던 박 후보자의 배우자와 큰아들은 2003년 8월 한 달 동안 친척이 사는 반포동 다른 아파트로 주소만 옮겼다가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전입 신고를 했다.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소를 옮기는 것은 주민등록법 위반이다.
박 후보자는 당시 국외 연수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고, 초등학교 1학년이던 큰아들은 학교 배정을 앞둔 상황이었다.
박 후보자의 실제 거주지에서 배정되는 초등학교는 등교 때 큰 길을 건너야 했다. 그러나 위장전입한 곳에서 배정받을 수 있는 학교는 박 후보자의 아파트 단지 안에서 등교가 가능해 큰 길을 건널 필요가 없었다.
박 후보자 쪽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시 후보자와 후보자의 배우자는 직장에 근무 중이어서 칠순에 가까운 아이의 할머니가 통학을 담당해야 했던 상황이라, 아들의 교통안전을 고려해 결정했던 것이었지만 지적을 엄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해명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2019~2023년 독립생계를 꾸리는 모친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해마다 250만원(기본공제 150만원, 경로우대 100만원)씩 5년간 1250만원의 부당 인적공제를 받고 미납한 세금 600여만원을 지각 납부해 야당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 의원은 “독립생계를 꾸린 모친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부당 인적공제를 받더니, 이번에는 위장전입 사실까지 드러났다”며 “이러고도 공영방송 사장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대통령과 닮은꼴”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