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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엔비디아 다우지수 편입' AI 시대 상징적 사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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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인텔을 밀어내고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된다. 1999년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다우지수 30개 종목에 포함됐던 인텔은 25년 만에 다우지수에서 쫓겨나게 됐다. 다우의 '반도체 기업 간판 교체'는 AI 시대로 산업질서의 물줄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AFP통신도 "기술 업계에서 역사적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896년 출범한 다우지수는 미국 주요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한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나이키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이 편입돼 있고, 미국 3대 지수 중 가장 오래된 지표다. 과거 '반도체 제국'으로 불렸던 인텔은 25년째 다우지수에 포함돼 있던 반면, 엔비디아는 미국 상장기업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 등에만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두 기업의 운명이 한순간에 바뀌게 된 것이다.

엔비디아의 다우 '입성'과 인텔의 '퇴장' 배경에는 AI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붐을 타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했지만 인텔은 개인용 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 부문 선두를 유지하는 데 머물렀다. 인텔은 과거 엔비디아 인수와 오픈AI 투자 기회를 놓쳐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가총액이 4년 전의 3분의 1 수준, 900억달러로 급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해 약 240%, 올해 약 170% 상승한 반면, 인텔 주가는 올해 약 50% 떨어졌다. 실적 악화로 급기야 직원 구조조정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 거물이던 인텔이 엔비디아에 대체되는 것은 3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라고 썼다. 하지만 기술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이다. 인텔의 다우지수 퇴출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대 변화에 맞춘 과감한 혁신과 투자가 없으면 어느 기업이라도 인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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