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출범한 다우지수는 미국 주요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한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나이키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이 편입돼 있고, 미국 3대 지수 중 가장 오래된 지표다. 과거 '반도체 제국'으로 불렸던 인텔은 25년째 다우지수에 포함돼 있던 반면, 엔비디아는 미국 상장기업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 등에만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두 기업의 운명이 한순간에 바뀌게 된 것이다.
엔비디아의 다우 '입성'과 인텔의 '퇴장' 배경에는 AI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붐을 타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했지만 인텔은 개인용 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 부문 선두를 유지하는 데 머물렀다. 인텔은 과거 엔비디아 인수와 오픈AI 투자 기회를 놓쳐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가총액이 4년 전의 3분의 1 수준, 900억달러로 급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해 약 240%, 올해 약 170% 상승한 반면, 인텔 주가는 올해 약 50% 떨어졌다. 실적 악화로 급기야 직원 구조조정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 거물이던 인텔이 엔비디아에 대체되는 것은 3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라고 썼다. 하지만 기술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이다. 인텔의 다우지수 퇴출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대 변화에 맞춘 과감한 혁신과 투자가 없으면 어느 기업이라도 인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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