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이 입사 면접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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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Fed)은 지난해 여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했다. 하지만 좀처럼 금리 인하로 정책을 전환하지 못했다. 물가 때문이었다. 상승률은 분명히 꺾였지만 2% 목표로의 복귀가 예상보다 순탄하지 못했는데 소위 ‘끈적끈적한(sticky)’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컸다. 결국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지난 9월 통화정책을 인하 쪽으로 바꾸는 피벗(pivot)을 단행하기까지는 14개월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물가 여건이 이처럼 더디게 진전을 보인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은 바로 미국의 ‘타이트한(tight)’ 고용 동향이다.
사실 미국에서 “고용이 타이트하다”는 표현은 용어 풀이조차도 선뜻 와닿지 않는다. 미국의 고용 여건이 타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좋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일자리보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노동에 대한 초과 수요 상태를 일컫는다.
결과적으로 고용 시장에서 남아도는 일자리, 곧 부족한 일손을 채워야 하는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에게 과거보다 혹은 다른 직장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일할 사람을 ‘모셔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고, 이렇게 높아진 임금은 물가가 끈적끈적하게 잘 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9월 구인·구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고용시장의 타이트한 여건은 크게 해소되고 있다. 구직자 1인당 일할 사람을 찾는 채용 공고(구인 건수)의 비율이 거의 1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때 이 수치는 2를 웃돌았는데 이제 구직자와 구인 건수가 균형을 맞추는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해당 지표는 일자리의 질적 여건이나 구직자들의 선호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전국 단위로 고용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결과 임금 상승, 더 나아가 물가와의 강한 연결고리를 지녔던 노동에 대한 초과 수요가 해소되고 있다. 실제 구인·구직 비율의 하락과 함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역시 안정세를 나타내며 두 지표 간의 동행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9월 연준이 빅컷(0.5% 포인트)으로 인하 사이클을 개시했으나, 이후 집계된 지표들이 대체로 예상을 웃돌거나 침체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추가 인하를 둘러싼 의구심 역시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물가 여건의 큰 진전과 그 기저에 자리한 고용시장의 변화가 확인됐다면 물가 때문에 정책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굳이 의심을 둘 필요는 없다.
물가는 고용과 연결 고리가 강하다. 따라서 물가와 고용의 최근 움직임은 모두 지금 금리를 내릴 적절한 시기임을 확인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채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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