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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부실 정리 넘어 산업재편"...저축은행 '대형화' 수면위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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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위기의 2금융권, 어디로③

[편집자주] 코로나 이후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 비대면 영업, 비과세 효과로 2금융권에 '돈'이 몰렸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넘쳐나는 돈을 중저신용자나 지역 소상공인이 아닌 부동산PF에 공급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연체가 늘었고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했다. 부실 금융회사 구조조정은 물론 업의 본질과 역할을 다시 고민할 때다.

머니투데이

주요 시점별 저축은행 총자산 추이/그래픽=이지혜



저축은행 사태 이후 10여년 만에 사실상 '퇴출' 저축은행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부실 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인수·합병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한 부실 정리 차원을 넘어 부동산 쏠림을 막고 중저신용자 대상 서민금융 공급 활성화를 위해 저축은행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관련해 "적기시정조치는 일부 건전성 부분에서 법적인 요건에 따라 처리해야 될 대상이 조금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계가 은행이나 지역금융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위치 포지셔닝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저축은행을 어떻게 대형화 할지, M&A(인수합병)를 통해 그런 방향으로 갈지 하는 부분을 검토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6개 영업구역을 나눠 영업제한을 받고 있다. 한정된 시장을 놓고 상호금융 뿐 아니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역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쉽지 않아 돌파구가 필요하다.

저축은행 업권은 부동산 초호황기인 2020년 이후 부동산 대출 비중을 전체 여신의 70% 이상 늘려왔다. 본업인 중저신용자, 소상공인 대상 서민금융 역할보단 고수익을 챙길 수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눈을 돌렸다. 이로 인해 연체율이 10% 가까이 치솟아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약 10곳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됐다.

부실 저축은행 정리를 위해선 금융당국의 합병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요건이 까다로워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서다. 경영능력과 자본력이 검증된 다른 저축은행이 인수에 이어 합병하려면 합병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현행 규정상 다른 권역으로 영업구역을 확대하기 위한 합병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규제 완화시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중 우리금융저축은행, NH저축은행, BNK저축은행의 추가 합병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현재 영업구역이 충청권, 서울권, 부산경남권 등으로 묶여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합병규제가 완화되면 자본력 있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나 상위권 저축은행이 인수자가 될 수 있다"며 "적기시정조치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하 '옥석가리기'가 완료되고 적기시정 대상 저축은행 몸값도 떨어지는 만큼 현 시점에서 선제적인 규제 완화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인수합병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규제 완화의 종착점은 결국 저축은행의 대형화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무리한 대형화가 위기의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부실 정리 차원이 아닌 산업 재편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민금융이라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대형화가 필수라는 점에서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인 iM뱅크로 재탄생한 것처럼 저축은행도 대형화를 통해 지방은행 수준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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