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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영풍 "과거 두 차례 그룹 내 지배권 경쟁도 최씨 가문이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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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장씨·MBK vs 고려아연 최씨,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영풍 "최씨 측이 동업정신 파기…선진 거버넌스 도입"

뉴스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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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영풍(000670)·MBK 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010130)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영풍 측은 3일 과거 두 차례 지배권 경쟁도 모두 최 씨 가문이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영풍그룹 공동 창업주 가문 간 두 차례 지배권 경쟁은 고려아연 최 씨 가문이 시작해 영풍 장 씨 가문의 개입으로 종결됐다는 것이다.

1949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세운 영풍은 1974년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이후 장 씨(영풍)와 최 씨(고려아연)로 이뤄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가 유지돼 왔다.

두 가문은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1978년부터 최 씨 가문이 지분 일부를 정리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는 게 영풍 측 설명이다.

첫 번째 지배권 경쟁은 1993년에서 1996년 사이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이자 최윤범 회장의 부친인 최창걸 당시 고려아연 회장(현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주도했다. 최 씨 일가와 고려아연 관계사가 영풍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이다.

이 분쟁은 당시 장형진 영풍 회장의 제안으로 1996년 2월 양측이 주식의결권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종결됐다. 장 씨 가문은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최 씨 가문에, 최 씨 가문은 영풍에 대한 의결권을 장 씨 가문에 10년간 신탁하기로 한 것이다. 계약은 한 번 더 연장돼 2016년까지 유지됐다.

두 번째 경쟁은 2009년 최창걸 회장의 장남인 데이비드 최가 주도한 영풍정밀 경영권 분쟁이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은 영풍과 고려아연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어 영풍그룹 지배 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다. 현재 최기호 창업주의 넷째 아들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2009년 당시 영풍정밀의 최대주주였던 데이비드 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다. 주주제안권을 통해 본인을 이사로 '셀프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최 씨 가문과 장 씨 가문 측이 반대하면서 데이비드 최의 경영권 장악 시도는 불발됐다.

영풍은 "당시 장씨 가문 측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면, 최씨 측은 본인들의 지분(26.94%)만으로는 데이비드 최의 경영권 장악 시도를 막을 수 없었다"며 "최씨 가문 내 '왕자의 난'을 수습하는 데 장씨 가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이번 지배권 경쟁도 최 씨 가문이 촉발한 것으로 본다. 최윤범 회장은 2022년 8월 한화의 해외 계열사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지분 상호교환이나 매각,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방식으로 우호 세력을 늘려왔다.

최윤범 회장은 이어 지난 3월 고려아연 주총에서 '경영상 필요시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가능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국내 법인에도 허용하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 하지만 영풍 측이 정관 개정에 반대했고, 이후 경영권 분쟁은 가열됐다.

영풍 관계자는 "최 씨 측이 동업 정신을 파기했다고 판단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지배권 강화를 통한 경영 정상화에 나선 것"이라며 "두 가문에 의한 경영시대를 마무리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고려아연에 주식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선진 거버넌스 체계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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