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 중인 주요 식품기업들/그래픽=윤선정 |
주요 식품 제조 기업들이 'AI(인공지능) 도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니터링과 불량품 선별작업을 비롯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로봇까지 AI를 활용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식품 기업들은 AI의 활용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AI도입 과정에서 레시피(조리법), 제조 공정과 같은 핵심 정보가 유출 될 수 있는 만큼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참여 지자체가 4년간 1900억원을 지원하는 '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에 제주 삼다수(JPDC)와 팜조아 등 식품 기업들이 포함됐다. 제주 삼다수는 연간 45억개 감귤을 검사해 이 중 8억개를 과일음료용으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머신 비전 AI를 활용해 선별하고 있다. 냉동밀키트 제조·유통하는 팜조아는 식품 분야 스마트 팩토리 선도기업이다.
식품 기업들은 앞다퉈 AI를 경영 효율성 강화와 신제품 개발에 도입하고 있다. 다소 보수적인 식품 업계도 AI 필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AI를 통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푸드테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란 포석이 깔려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내년 3600억 달러(약 47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최근 AI를 전사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원그룹은 AI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첨단기업 오픈AI 기반의 자체 플랫폼인 '동원GPT'를 도입했다. 동원은 참치 잡이와 품질관리에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보다 도입 범위를 확대해 업무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우리 사업은 AI 산업과 융합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리스크(위험) 관리 측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먼저 원자재 수급과 곡물가격 변화에 따른 가격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보다 안정적인 식품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AI를 의사결정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컴플라이언스(내부 통제장치)에 AI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규제적용,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구글플레이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발한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사진=배스킨라빈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PC는 AI를 신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올해 7월 구글플레이와 함께 구글 생성형 AI제미나이를 활용해 만든 아이스크림 신메뉴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 출시했다. 지난 2월부터 AI 신메뉴 개발 기술인 '배스킨라빈스 AI 신제품개발과정(NPD)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삼립도 신제품 개발 플랫폼 'SGPD'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신세계푸드와 농심도 마케팅에 AI를 사용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디자인과 마케팅 부문에서 AI를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AI분야 석학으로 알려진 앤드류 응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경영진 2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갖기도 했다. 농심은 주요 제품인 멸치칼국수를 활용한 독특한 광고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급식 업체들도 AI도입에 적극적이다. 아워홈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식사 인원을 파악한다. 급식 사업장의 업종과 성별, 날씨까지 고려해 적정한 식사 인원을 파악한다. 아워홈은 AI기반 감자탈피 로봇도 개발 중이다. 현대그린푸드는 AI영양상담 솔루션 '그리팅X'을 개발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식품 업계의 AI활용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AI도입 과정에서 핵심 정보인 레시피나 주요 공정이 노출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식품 제조의 특성상 핵심 재료나 소스, 배합비율에 따라 맛과 품질의 차이가 발생한다. 대기업 식품 제조사 관계자는 "AI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라면서도 "외부에 자료가 더 쉽게 유출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