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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13개월 연속 플러스...수출 숫자는 좋은데 내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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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2024년 10월 수출입동향'
기저효과 사라지면서 월별 수출 증가율 꺾여
4분기 중동 분쟁·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 변수
한국일보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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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우리나라 수출이 13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면서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했던 수출 실적을 회복하는 수준에 그쳐 내수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편 미국 대선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수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575억2,000만 달러로, 올해 8월부터 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수입은 1.7% 증가한 543억5,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31억7,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한 125억 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6년 만에 깨면서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일반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이 일부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 고정가격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편 일반 메모리의 6~8배 가격인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가트너 등 정보기술(IT) 전망기관 모두 내년 IT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현 지표로는 IT경기 흐름이 나빠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반도체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도 작년보다 5.5% 증가한 62억 달러로 집계돼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5.9% 증가한 19억 달러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정부 목표 '수출 7000억 달러' 달성 어려울 듯

한국일보

월별 수출액 및 수출증감률. 그래픽=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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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월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올해 내내 기저효과 영향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7월 13.5%를 기록한 이후 8월 11.0%, 9월 7.5%, 10월 4.6%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대자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번 달 발표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졌다"며 "과거처럼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은 쉽지 않지만 한 자릿수 증가율이 결국 역대 최대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내내 수출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도 국내 경기 회복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 또한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수출 실적은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높게 나온 것일 뿐 지난해 심각했던 경기 침체를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그러다 보니 내수로 파급 효과는 없었고 한국은행 금리 정책도 미적거리며 시기를 놓치면서 내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해 남은 하반기 중동 사태, 러우 전쟁 등 위험 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선 이후 대외 통상환경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올해 정부가 목표로 했던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실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연말까지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2022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기록(6,836억 달러)은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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