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세 아이 방울뱀 물려 응급실 치료…병원비 '4억원' 나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방울뱀에 물려 치료를 받은 2세 아이. 〈사진=린제이페퍼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에서 2세 아이가 방울뱀에 물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4억원이 넘는 병원비를 청구받았습니다.

현지시간 10월 3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에 사는 두 살 브리글랜드 페퍼는 집 뒷마당에서 형제자매들과 놀다가 방울뱀에 물렸습니다.

어머니 린제이 페퍼가 페퍼의 오른손에서 피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911에 신고했습니다.

페퍼는 즉시 구급차로 의료센터에 이송됐습니다. 당시 페퍼의 손은 퉁퉁 부어오르고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정맥주사를 삽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의료진은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골수를 통해 항독제 '아나빕'을 투여했습니다.

이후 페퍼는 어린이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추가로 아나빕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는 부기가 서서히 가라앉았고, 이틀 뒤 퇴원했습니다.

그러나 페퍼의 가족은 얼마 뒤 의료비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청구서에 적힌 병원비 금액은 29만7461달러(약 4억1000만원)였습니다. 이 가운데 항독제가 3억원을 차지했습니다.

페퍼가 처음 도착한 응급실에서 투여받은 항독제 10병이 9만5746달러, 소아중환자실에서 투여받은 항독제 20병이 총 11만7532달러로 책정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뱀에 물리는 사고는 주로 병원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며, 모든 응급실에서 항독제를 비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값비싼 치료비에 구급차 비용까지 더해져 의료비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공공 의료보험 대신 민간 의료보험에 의존하는 미국은 의료비가 일반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퍼 측 보험사 샤프 헬스 플랜은 병원과 협상해 항독제 비용을 크게 낮췄으며, 병원비는 대부분 보험으로 충당됐습니다.

페퍼 측은 자기부담금 7200달러(990만원)와 구급차 비용 등에 대해 추가로 1만1300달러( 1500만원)를 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병원에서 천문학적 치료비를 청구받으면 협상을 준비하는 게 좋다"면서 "병원을 비롯한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은 자신들이 청구하는 금액이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어 더 낮은 금액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페퍼는 뱀에 물린 오른손에 신경 손상을 입었고, 지금은 왼손잡이가 됐다고 린제이 페퍼는 전했습니다.

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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