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대선 막판 "쓰레기" 파장…뉴멕시코에 들른 트럼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리스 "트럼프, 라틴계 모욕하고 희생양 삼아",
뉴멕시코 찾은 트럼프 "당신들이 좋아서 왔다"

머니투데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을 닷새 남겨둔 3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두 후보는 라틴계 유권자 표심 공략에 힘을 쏟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현장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섬" 발언 이후 라틴계 유권자 표심이 요동치자 양 후보가 팔을 걷어부친 모양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양 후보는 이날 애리조나, 네바다 주에서 유세를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 유세에 멕시코 밴드 로스 티그레스 델 노르테를 불러 콘서트를 열었다.

밴드 연주 후 연단에 나온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복수를 갈구하며 무제한적 권력을 좇는 인물"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새 임기 취임 첫날 살생부(Enemy's list)를 들고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취임 첫날 할일을 적은 목록(To do list)를 들고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에 관중이 "시 세 푸에도(Si, se puedo)"라고 환호하자 해리스 부통령도 같은 구호를 외쳤다. 시 세 푸에도는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스페인어 문구로, 이민자 결집을 상징하는 구호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라틴계를 모욕하고 이민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며 "그가 당선된다면 가족 분리 정책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임기 때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주민들을 추방하고, 자녀들은 보호시설에 보내거나 입양시키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각) 유세가 열린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도착한 모습./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 네바다로 향하기 전 뉴멕시코를 경유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멕시코는 해리스 부통령과 지지율 격차가 6%포인트 이상 벌어진 약세 지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변에 모인 군중을 향해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에 이곳에 왔다. 여러분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며 "라틴계는 기업가 정신이 넘치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올해 1월 퓨리서치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뉴멕시코는 유권자 중 라틴계 비중이 가장 높은 주로 이들은 45%를 차지한다. 애리조나는 2022년 기준 다섯 번째로 라틴계 유권자가 많은 주로, 130만 명이 거주한다(미국 전체 라틴계 유권자 3370만 명). 네바다는 주 유권자 중 22%가 라틴계로, 라틴계 비중이 높은 다섯 번째 주로 꼽혔다.

패배 가능성이 큰데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멕시코를 찾은 것은 그만큼 라틴계 유권자들의 표가 절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올해 11월 전체 유권자 중 라틴계 비중이 14.7%에 달할 것이라며, 라틴계 비중이 가장 높은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대선을 포함해 라틴계는 민주당 성향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 라틴계 표심은 공화당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남성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4%로, 해리스 부통령과 격차는 2%포인트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응답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수치다.

로이터는 2020년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라틴계 남성 유권자를 기준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9%포인트 앞섰다면서, 표심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현장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섬" 발언 때문에 막판 변수가 생겼다. 현장에서 찬조연설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한 발언이다. 발언 이후 라틴계 표심이 심상치 않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보다 푸에르토리코르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ABC뉴스 인터뷰에서는 힌치클리프에 대해 "그가 누군지 모른다"며 힌치클리프가 찬조연설에 나선다는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한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행사에 앞서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한 취재진에 질문에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답하며 불똥이 해리스 쪽에도 튀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