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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윤석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 정황 또… “대통령 부부한테 돈 받은 거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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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둘러싼 대통령 부부의 개입과 거래를 암시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서 먼저 풀어야 할 의혹은 명 씨가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국회의원 공천권을 운운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규명하는 일이다.

이 의혹을 풀기 위해 뉴스타파는 ▲지난 20대 대선 기간에 명 씨가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비공표 여론조사를 조작한 사실을 찾아냈고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수시로 윤석열 후보 측에 보고하거나 전달한 정황과 함께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도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 ‘명태균 보고서’를 보고받았다는 내부 제보자의 증언까지 확보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후보 측이 명 씨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정황도 확인해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취재를 바탕으로, 당선 이후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국회의원 공천권을 준 것은 대선 기간 명 씨의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대한 보은의 성격으로, 공짜 여론조사 보고에 대한 반대급부일 개연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대선 기간 동안 명태균 씨로부터 조작 여론조사 등을 공짜로 받은 대가로, 국회의원 공천권을 제공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명 씨의 육성이 추가로 공개됐다.

김영선 의원의 재보궐 선거 당선 직후인 2022년 6월 중순 무렵, 명 씨가 김 의원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돈을 받지 않고 여론조사를 제공한 반대급부로, 김 의원의 공천을 받아온 것’이라는 취지로 큰소리치는 대화 녹음파일이 나온 것이다.

윤석열-명태균 전화통화 녹음파일 공개… 사실로 굳어지는 ‘공천 개입’ 의혹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전날이자, 다음달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공천자 발표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날, 명태균 씨는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했다. 윤 대통령이 “김영선이를 좀 (공천)해줘라 그랬다”며 김 의원의 공천을 언급하자, 명 씨는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윤석열 /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공천)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 전날)


윤 대통령과 통화를 한 바로 그날, 명 씨는 이번엔 김영선 후보 캠프에 연락해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통화”했고, “끝났어”, 즉, 김영선 의원의 공천이 확정되었다고 말했다.

○명태균 / 아침에 다 보류시켰다.
●김OO / 그러니까 고생했네.
○명태균 / 고생한 정도가 아니에요. 윤한홍이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 권성동이가 그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압박을 넣어서.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라?
○명태균 / 강 국장님 바꿔줘
●강혜경 / 여보세요.
○명태균 / 끝났어. XXX들 대통령 뜻이라고 해갖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김건희 여사)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러대. 그래서 윤상현 끝났어.
●강혜경 / 고생하셨습니다.
○명태균 / 그러니까 빨리 그 간판 (제작)하고. 소문 내면 안 돼요. 나중에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 김OO이 입 조심하라 하고. 우리끼리만 그거 하고 알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발표할 거예요.

-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 전날)


명태균, 대통령에 막강한 영향력 행사… 핵심은 윤석열 당선에 한 역할
그렇다면 창원 지역에서 활동한 선거 브로커에 불과했던 명태균 씨가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배경은 뭘까. 달리 말하면, 지난 대선 때 명 씨가 윤석열 후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기에, 국회의원 공천권을 받아낼 수 있었던 걸까.

뉴스타파는 이 의문점을 풀기 위해 지난 대선 기간, 명 씨가 주력했던 여론조사 작업에 주목해왔다.

우선 명태균 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기간,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 (관련 기사: 지난 대선, '윤석열 1등' 여론조사가 조작됐다... 증거 첫 확인 / https://newstapa.org/article/YUQ1P)

나아가, 명 씨가 조작된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한 정황도 드러났다. (관련 기사: “윤 총장이 궁금해한다”... 조작 여론조사, 윤석열 후보 ‘직보’ 정황 / https://newstapa.org/article/8yrp7)

○명태균 / 여론조사 돌리는 거 하고 있어요?
●강혜경 / 아직 시작 못했습니다. (중략)
○명태균 / 그것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
●강혜경 / 알겠습니다.
-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녹음파일 (2021년 9월 30일)


또한 선거일이 임박한 시점에도 명태균 씨는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줘야 돼”(2022년 2월 28일, 대선 9일 전),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니까”(2022년 3월 2일, 대선 7일 전), “오늘 다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저 문자가 왔네”(2022년 3월 3일, 대선 6일전)라고 말하는 등 윤석열 후보 측이 명 씨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았음을 암시하는 전화 녹음파일이 여럿 확인된다.

여기에 뉴스타파는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전달됐다는 당시 윤 캠프 내부 관계자의 증언도 확보했다. (관련 기사: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 “대선 당일에도 명태균 보고서로 회의했다” / https://newstapa.org/article/7AyOc)

‘무상 제공’ 된 조작 여론조사와 국회의원 공천권, 그리고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지금까지 공개된 녹취와 뉴스타파의 취재를 종합하면 ▲명태균 씨는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를 위해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이 중 일부 여론조사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작했으며 ▲여론조사 결과를 수차례, 윤석열 후보 측에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당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에게 국회의원 공천권을 준 육성이 나왔는데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수행한 명 씨에 대한 보은 성격의 대가였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것 아니냐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나오고 있다.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 강혜경 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명 씨가 80건에 이르는 여론조사”를 했고 “3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나 국민의힘 대선 선거비용 내역에는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처리한 회계자료가 한 건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더해 명 씨가 여론조사 비용 3억 원을 받기 위해 서울에 갔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의 녹음파일까지 공개된 바 있다.

○강혜경 / 김건희 여사한테 (명태균) 본부장님이 돈을 받아오겠다고 저한테 청구서를 만들어라 하는 거예요. 조사했던 비용하고 네 인건비하고 등등 들어갔던 거 청구서를 만들어라 하셔 가지고 만들어서 드렸었어요. 돈 받아올게, 꼭 받아올게 하고 서울 가셨거든요.
●김영선 / 응.
○강혜경 / 그 뒤로 말씀이 없으셨어요. 소장님하고 나하고는 돈 언제 받아오지? 일단 기다려보자. 받아온다 했으니. 다만 얼마라도 받아오겠지. 이러고 이제 기다리고 있었는데…

- 김영선-강혜경 전화통화 녹음파일 (2023년 5월 23일)


윤석 대통령 정치자금법 위반 정황 추가 확인… ‘당선무효형’ 가능한 중대 범죄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스타파는 명 씨의 또다른 육성 녹음파일을 추가로 확인했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의원의 대화를 제3자가 녹음한 것으로, 녹음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한 달 뒤이자, 김 의원의 재보궐 선거 당선 직후인 2022년 6월 중순이다.

이날 명 씨는 김 의원에게 호통치면서 “대통령과 사모님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했기에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었다”, “대통령 부부에게 (내가) 돈 받은 거 있습니까?”라고 반문한다.

명태균 / 내가 지금 여론조사 장사합니까? 내 여론조사 해갖고 돈 10원이라도 남기는 거 봤어요? (중략) 그래 해야 대표님(김영선)도 공천받고 다른 사람도 하고… (중략) 오로지 대통령하고 사모님(김건희)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했어요. 그래야 거기에 대한 반대 급부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중략) 내가 김건희한테, 윤석열이한테 돈 받은 거 있습니까?
- 명태균-김영선 대화 녹음파일 (2022년 6월 중순)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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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의원을 향한 명태균 씨의 호통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정치자금 부정수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 대통령직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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