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회전 대형트리와 움직이는 동물 캐릭터…"1년간 공들여 준비"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 |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서커스를 실제 보신 분이 많지 않잖아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 했죠."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지난해에 이어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출했다.
지난해 연출한 'H빌리지가' 고객이 작은 상점이 들어선 골목골목을 누비는 구조였다면 올해는 서커스단이 알록달록한 천막을 치고 고객을 맞이하는 '움직이는 대극장'으로 꾸몄다.
1일 기자가 찾은 더현대 서울의 움직이는 대극장은 동화책 삽화를 현실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줬다.
입구에는 실제 서커스에 들어서는 것처럼 티켓부스가 있었고, 다채로운 색상의 천막들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천장에는 놀이동산처럼 열기구가 두둥실 떠다녔다.
다른 백화점들이 외관에 조명과 영상으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출한다면 더현대 서울은 일러스트 작가와 협업해 동화적인 감성을 살리는 데 집중한 듯했다. 실제 움직이는 대극장 안에서는 영상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나무, 천 등을 활용한 장식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이번 연출을 총괄한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Visual MerchanDiser)는 "영상은 나왔다 사라져버리지만 움직이는 대극장은 보고, 만지고, 향기 맡는 오감을 충족시키려고 노력했다"며 "고객들이 이곳에 왔을 때 완전히 몰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객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이야기도 녹여냈다. 주인공인 곰 캐릭터 '해리'가 열기구를 타고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으러 떠난다는 설정이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 |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를 활용해 생동감을 불어넣은 것도 특징이다.
티켓 부스를 거쳐 입구에 들어서면 천막으로 된 마술극장, 묘기극장, 음악극장을 차례대로 경험할 수 있는데 극장마다 다양한 캐릭터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연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붉은색 벨벳 천막의 대극장 안에는 중앙에 놓인 8m 높이의 대형 트리가 360도 회전하고 그 주변을 한발 자전거를 탄 토끼, 한 발로 회전을 하는 곰 '헤리', 작은북을 치는 코끼리 등의 캐릭터가 부지런히 움직인다.
더현대 서울의 크리스마스 연출의 강점 중 하나로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주로 외벽 장식에 힘을 주는 데 쇼핑몰 안에 장식을 마련했다는 점이 꼽힌다. 고객이 추운 밖이 아닌 입장을 기다리며 쇼핑을 할 수 있는 만큼 매출 증대 효과가 높다는 평가다.
움직이는 대극장 곳곳에서는 해리 곰 인형, 머그잔, 열쇠고리 등 현대백화점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비롯한 굿즈도 판매한다.
이번 연출을 위해 현대백화점은 유럽에서 한창 크리스마스 장식을 볼 수 있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공사는 지난달 한 달간 진행했다.
정민규 VMD는 "1년간 공들여 준비했다"며 "건물 안에 공사 장비를 들여올 수 없는 만큼 목이 긴 기린 이 그려진 패널 같은 건 1층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서 들여오고, 도르래로 거대한 장식을 옮겼다"고 전했다.
이어 "서커스 천막도 실제 서커스에서 사용하는 패브릭(천)을 사용했고 장식물 하나하나 일러스트가 작가의 그림을 3D 프린팅해 꾸몄다"며 "자세히 보면 정말 세밀하게 작업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움직이는 대극장은 12월 31일까지 운영된다.
더현대 서울은 안전을 위해 동시 입장 인원을 100∼200명 수준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사전 예약을 받았다. 1차 예약은 3만여명이 몰리면서 14분 만에 마감됐다. 오는 7일 2차 예약을 받는다.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 |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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