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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반 년 만에 출항 앞둔 '밸류업 ETF', 약세장 단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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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 밸류업 ETF 12개·ETN 1개 출시
"장기 투자 매력" vs "지수 불확실성 우려"…반응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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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익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왼쪽부터), 윤창현 코스콤 대표이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전무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 협약식 및 ETF 출시 업계 간담회'를 열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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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가 지난 5월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가 공개 반 년 만에 출항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수급 악화로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밸류업 ETF가 부진을 씻겨줄 단비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거래소)는 전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12개 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1개 종목을 오는 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상장 규모는 총 5100억원으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각 ETF 등 상품을 출시해 운용하는 형태다.

이중 ETF는 9개 종목이 패시브, 3개 종목은 액티브로 구성된다. 패시브 ETF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Amundi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이며 액티브 ETF 운용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ETN은 삼성증권으로 결정됐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펀드와 ETF 출시를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의 니즈에 따라 후속지수 개발도 추가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밸류업 ETF에 대한 세제지원 건의 등 밸류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도 지속하겠다"며 밸류업 ETF 출시 배경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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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ETF 운용사로 선정된 자산운용사들은 각 사의 브랜드명을 단 밸류업 ETF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밸류업 ETF인 'TIGER 코리아밸류업'. /미래에셋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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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장에서는 밸류업 ETF 지수 출시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밸류업 ETF가 대형 우량주가 대거 포함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특성상 장기 투자 목적에서는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보는 이도 있지만, 코리아 밸류업 지수 자체에 대한 의구심에 더해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다른 ETF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공존하고 있어서다.

먼저 밸류업 ETF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는 쪽은 우선 윤석열 정부가 올 초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밸류업 방안에서 처음으로 투자자들도 거래를 할 수 있는 펀드상품이 나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밸류업 ETF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 펀드, 문재인 정부의 뉴딜펀드 등 그간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펀드와 비교해서도 오로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나온 펀드로써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퇴직연금이나 장기 투자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는 ETF 특성에 주목해 밸류업 ETF가 국내 증시에 하나의 특정 상품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또 밸류업 ETF가 대형 우량주가 대거 포함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평가도 있다.

반면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밸류업 ETF가 추종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교롭게도 시장의 공감을 샀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게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달 거래소가 공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100개 종목이 담겼으나 저평가된 고배당 종목이 포함되지 않았고 주주환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거래소는 연내 종목을 변경할 예정나 이는 종목 편·출입에 따른 밸류업 ETF 가격 변동성을 예고한 모양새가 될 가능성도 높다.

밸류업 ETF를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운용업계 사이에서도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를 높일 실질적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존재한다. 밸류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하기 때문에 출시 초기 오히려 단기적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순 있으나, 여전히 많은 상장사가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지수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더 줘야 한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다. 확실한 어드벤티지 없이 단순하게 펀드 조성 목적의 ETF를 출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내부적으로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출시 이후에도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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