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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보험주인데···정책 리스크에 배당 불투명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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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현대해상 최근 주가 추이/그래픽=최헌정


배당주로 잘 알려진 대형 보험사들의 주가가 찬바람이 불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현대해상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현대해상은 지난 달 공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편입된 종목이다. 지난 2일 발표된 정책 방향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자본건전성 볼륨에 따라 주주환원에 쓸 수 있는 자금이 영향을 받는 정책이 발표됐고, 현대해상이 대형사들 중 가장 불리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증권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해상은 전거래일 대비 0.65% 내려간 3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3만3000원에서 3만1000원 밑으로 급락한 이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한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는 지난 21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경쟁 손해보험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로서 관심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해상의 주가가 급락한 지난 2일은 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정책을 발표한 날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부채를 가입 당시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신설된 제도다.

시가평가된 보험부채가 기존 부채보다 적으면 그 부족한 만큼 이익잉여금 내에서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 세법상 손금으로 처리되고 배당재원에서도 제외된다.

문제는 제도 시행 후 보험사들의 신계약 경쟁이 치열해져 준비금 적립액이 크게 불었다는 점이다. IFRS17 도입 전인 2022년 2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32조2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6월말 기준으론 38조5000억원이 됐다. 불과 1년6개월 새 62.4%(14조8000억원) 급증했다.

법인세 뿐만 아니라 보험사 배당가능금액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자본건전성이 일정 수준 이상인 보험사들에게 해약환급준비금을 현행 대비 80% 수준으로 낮추는 보험업법 감독규정을 개정한 내용이 지난 2일 발표였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배당가능금액이 늘어나게 된 것. 그러나 자본건전성 기준인 킥스(K-ICS)의 비율이 200% 이상인 곳들만 이 개정내용을 적용하기로 한게 현대해상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줬다. 주요 상장 손보 대형사들 중 200%가 되지 않는 곳은 현대해상이 170% 가량으로 유일하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들은 킥스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 권고기준은 150%다. 170% 가량의 준수한 킥스비율에도 불구하고 정책방향으로 인해 투자시장에서 평가가 박한 상황이다.

현대해상은 올해 지난해보다 무려 63% 증가한 1조30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 배당성향도 거의 매년 20% 넘게 유지해 왔었다. 양호한 실적과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올해도 높은 결산배당이 기대됐지만 상대적으로 배당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들이 주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비율 감소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에 따른 배당재원 축소 등으로 올해 주주환원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향후 실적보다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주주환원이 가능하게 될 지의 여부가 주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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