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km 상승해 86분 비행, 역대 최장…北 "매우 중대한 시험 진행"
'세계 최강 ICBM' 주장…美 대선, 파병 비판, 내부 다잡기 등 노린 듯
러시아 3대 핵전력 과시한 직후 北 ICBM 발사로 핵무력 공조 모양새
고각발사 되풀이는 의문…"7천km 하강시 마하 32~34, 엄청난 진동과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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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며 대내외적인 다목적 포석을 뒀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ICBM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상승 고도는 7천km를 넘었고 비행시간은 약 86분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고, 최장 기록이다.
북한도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매우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며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전략 미사일 능력의 최신 기록을 갱신했으며, 세계 최강의 위력"으로 "전략적 억제력의 현대성과 신뢰성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신형 고체연료 방식 ICBM으로서 최근 공개된 12축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은 "탄두부 크기와 중량을 늘인 화성-18형 개량형인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성-18형은 지난해 4월 처음 시험발사됐다. 이후 12월에는 '발사훈련'으로 전환해 실전 배치를 암시했다. 이번에 다시 '시험발사'라고 표현한 것은 신형이나 개량형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북한이 '세계 최강'이라 주장하는 ICBM을 발사한 데에는 내달 5일 미국 대통령선거와 최근 러시아 파병에 쏠린 국제적 관심 등을 다각도로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말쯤 열리게 될 당 전원회의에서 드러낼 군사 치적이 필요했고,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군인 가족 등 내부적 불안감을 달랠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제사회의 파병 비판에 대한 시선을 돌리는 한편, 미국 대선 막바지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시 핵군축 협상력 제고 용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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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ICBM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강조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이번 ICBM 발사는 러시아가 지난 30일(현지시간) ICBM '야르스' 발사시험을 실시하는 등 지상‧해상‧공중 3대 핵전력을 과시한 것과 비슷한 시점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와 북한이 핵보유 국가이며 미국에 대항한 전략핵무기 운용 능력이 있을 과시하고 북러동맹이 핵동맹임을 과시하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후 공동성명에서 한미동맹이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도 ICBM을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하지 않은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고각 발사로는 ICBM 재진입 기술을 입증할 수 없어 완전성이 떨어진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조만간 ICBM 발사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상각도로 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7천km 이상의 고도에 도달해 자유낙하로 하강 시에 지구 재진입 직전 속도는 마하 32~34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탄두의 재진입 성공 여부를 떠나 이러한 고각발사를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계적 진동 및 열에 대한 보호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사일 동체가 재진입 시 이러한 주위 환경을 견뎌야 한다는 측면에서 엄청한 기술적 모험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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